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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생리통-월경과다, 알고 보니 ‘자궁근종’
2017-11-25 00:00:00 2017-11-25 00:00:00
분당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 씨(35•여)는 최근 자신의 자궁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을 직감했다. 평소 건강한 생리주기를 갖고 있던 데다가 생리통도 거의 없었는데, 수개월 전부터 생리 기간이 힘들어졌다. 2시간 정도면 오버나이트 생리대가 흠뻑 젖을 정도로 양이 늘고, 없던 생리통이 생겨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결국 산부인과를 찾은 이 씨는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았다.
 
여성에게 흔한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학계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오래 노출될수록 자궁근종 유발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궁근종은 크기나 위치에 따라 증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심한 생리통, 월경과다, 허리통증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월경과다로 인해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리는 증상과 빈혈•철분부족에 시달리기도 한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평소 생리량이 적었는데 눈에 띄게 양이 늘었거나, 갑자기 생리통이 생겼거나 평소보다 심하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볼 만하다”며 “근종 크기가 커지면 하복부에 불쾌감이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고, 근종이 방광이나 직장을 눌러 소변을 지나치게 많이 보거나 변비가 유발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증상은 여성이 일반적으로 겪기 쉬운 것이어서 환자가 스스로 눈치채기 상당히 까다롭다. 김하정 원장은 매달 ‘생리 상태’를 체크해볼 것을 권유한다. 생리는 자궁이 보내는 일종의 건강신호라는 것. 생리주기, 생리통 증상, 생리혈의 상태 등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자궁건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령 급작스럽게 생리량이 늘었거나, 많이 걷거나 피곤하면 골반이 쑤시고 당기거나, 생리혈에서 평소보다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경우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미혼여성은 산부인과 검진을 받기를 꺼린다. 여성질환이 생겨도 이러다 말겠거니 하거나 드럭스토어에서 여성청결제를 사는 것 등으로 무마하려 한다. 요즘엔 만혼이 늘며 30대 초반에도 산부인과 문턱을 넘어보지 못한 여성도 적잖다. 이런 탓에 초기에 근종을 발견하지 못하고 크기를 키우는 경우도 늘고 있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질환은 피부트러블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질환이 아니어서 6개월~1년 주기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며 “검진 후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았더라도 너무 겁먹지 말고 의사의 조언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궁근종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자궁을 들어내 문제를 해결했지만 최근엔 자궁을 보존하는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들이 나왔다. 특히 환자 연령대가 낮아지고, 미혼인 경우도 많아 여성의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자궁보존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자궁근종 MR하이푸’와 ‘자궁근종색전술’이다. 하이푸는 고강도 초음파에너지로 고열을 발생시켜 종양을 괴사시키는 원리를 쓴다. 민트병원에서는 기존 초음파하이푸 대신 MRI(자기공명영상)을 보며 시술하는 MR하이푸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초음파하이푸는 체외에서 자궁근종이 위치한 환부에 고강도 초음파를 집중 조사, 조직을 괴사시키는데 그친다. 반면 MR하이푸는 근종 개수가 많거나 크기가 크더라도 꼼꼼히 치료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정확도가 높다.
 
김영선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MR하이푸는 골반강 전체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고, 실시간 장기 온도 모니터링으로 기존 하이푸 부작용 위험을 현저히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장점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MRI 유도 방식의 하이푸만 임상치료용으로 허가했다.
 
자궁근종색전술은 하이푸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운 근종에 활용할 수 있는 비침습적 자궁근종 치료법이다. 사타구니에 2㎜ 정도 주사구멍을 내고 혈관 속으로 카테터를 삽입, 근종으로 이어진 혈관을 찾아들어가 입구를 색전제로 차단한다. 시술 후 근종에 공급되던 혈액이 끊기고, 영양분과 산소가 차단되며 크기가 줄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괴사돼 쪼그라든 자궁근종은 몸 속에 남아도 아무런 해가 없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민트병원은 만족도 높은 자궁근종 치료를 위해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산부인과 전문의가 협진하며 최적화된 치료법을 내놓는 다학제적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또 한가지 치료법을 적용하지 않고 환자의 자궁근종 상태, 라이프스타일, 직업, 경제적상황까지 고려한 맞춤처방을 제공하고 있다.
 
김영선 원장은 “자궁근종은 치료 후에도 재발확률이 높은 만큼 면밀한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황에 요구되는 맞춤치료를 시행해야 만족도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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