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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학교'로 미래에 대한 막연함 줄었어요"
공립·대안교육 장점만 접목…일부 학생은 ‘복교’ 선택
2017-12-04 06:00:00 2017-12-04 0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진로·미래 고민으로 강박관념이 있었지만 1년간 오디세이학교를 다니면서 몰라보게 좋아졌어요. 글쓰는 취미도 새롭게 생기고, 미래에 대한 막연함도 줄어들었죠. (오디세이고 1학년 김수아 양)
 
서울형 자유학년제 교육과정인 서울 ‘오디세이학교’가 3년간의 시범운영을 마치고 내년 ‘각종학교’로 정식 개교하면서 주입식·도제식 교육으로 일관됐던 우리 교육환경의 일대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오는 8일까지 2018학년도 신입생 80명을 모집한다고 3일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한 서울 오디세이학교는 기존의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지난 2015년 조 교육감은 덴마크의 자유학년제 교육모델인 에프터스콜레를 실험적으로 도입했다.
 
스스로 바뀐 모습에 ‘만족’
 
오디세이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과정이다. 입학 후 학생들은 자치회의, 멘토특강 등 공통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이와 별개로 문화예술·인턴십·인문학·시민참여 등 6개 교육과정 중 하나를 선택해 서울 내 4개 지역에서 교육을 받는다.
 
졸업을 앞둔 3기 오디세이학교 학생들은 입학 전과 비교해 확연히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좋아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함이 없어졌다고 말한 김수아 양과 같은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성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느끼는 학생들도 있다. 1년 전 자신을 부정적이고 무기력했던 아이라고 소개한 갈민경(17·여)양은 “지금은 일상에 행복한 점들을 많이 느끼는 편”이라며 “불행한 일을 마주해도 되도록 행복해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생각하는 힘' 집중 양성
 
오디세이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려고 집중한다. 정병옥 오디세이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게 아니라 주체성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려고 고민한다”며 “기존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의 생각을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오디세이 학교에는 정 교사처럼 과거 공립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교사 4명과 대안교육 교사 6명이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정식 개교를 앞둔 만큼 내년에는 처음으로 교장·교감을 공모하고, 교사들도 충원한다.
 
10년간 공교육에 몸담았던 손윤하 오디세이학교 교사는 공교육과 대안교육의 장점만을 접목하려고 한다. 손 교사는 “기존 교과의주의 지식전달이 아닌 아이들의 주도성과 창의성을 길러주고 싶다”며 “비록 1년이지만, 아이들이 매뉴얼화돼 있는 공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복교원인은 적응력 부족
 
몇몇 학생들은 새로운 교육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국어·영어·수학 등 보통교과에 대한 걱정으로 복교를 선택하기도 한다. 오디세이학교에 따르면 연도별 복교 인원은 2015년 6명(정원 40명), 2016년 8명(정원 82명), 2017년 9명(정원 75명)이다.
 
때문에 입학에 있어 부모의 권유보다는 학생의 의지가 중요하다. 오디세이학교는 입학생 선발 시 미리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학생과 학부모를 각각 면접한다.
 
학생들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주은(17·여)양은 “아무래도 자치활동이나 프로젝트 같은 공동체 활동이 많은데, 이런 부분에 부담을 느낀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서채연(17·여)양은 “일반고로 돌아갔을 때 제일 큰 걱정은 공부이긴 한데, 노력하면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서양의 아버지인 서영진(50)씨 역시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변화된 채연이의 모습을 보면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오디세이학교 교육과정에 동의하는 학부모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8월25일 서울 은평구 혁신파크에 자리한 오디세이학교에서 교사들과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 오디세이학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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