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만성 난치성 피부 질환의 하나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증상을 방치하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전문가들은 피부 발진이 나타났을 때 건선 증상과 유사하다면 정확한 진단부터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감기의 대표적인 증상이 두통, 콧물, 기침, 오한인 것처럼 건선 피부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에 나타나는 붉은 반점과 비듬 같은 인설이다. 특히 인설을 떼어 내면 점처럼 생기는 출혈 증상인 오스피츠 현상(Auspitz's phenomenon)이 특징이지만, 모든 건선 증상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건선이 잘 생기는 부위는 팔꿈치나 무릎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얼굴과 두피, 팔꿈치, 몸통, 손발톱까지 전신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다. 건선 초기에 인설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단순히 좁쌀 같은 붉은 반점으로만 나타나는 경우 두드러기나 알레르기, 습진, 무좀 등 다른 피부 질환으로 오해하고 건선과는 상관없는 치료제를 사용하거나 증상을 그대로 방치하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환자들의 건선 유형과 치료 현황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온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는 “만성 난치성 질환의 경우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데, 건선 피부염 역시 그렇다”며, “우리나라 건선 환자들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기 치료시기를 놓쳐 유병기간이 오래될수록 건선 증상이 보다 심하고, 예후 역시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건선은 발생 부위나 특징에 대해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손과 발에 급성 형태로 발생하는 수족농포증의 경우 손과 발에 노란 농포나 수포가 터지거나 극심한 건조함으로 피부가 갈라져 진물이나 피가 나기도 한다. 이때 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압출할 경우 2차 감염의 위험성이 있으며 건선치료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수족농포증은 물리적·화학적 자극이 특히 많은 손발에 건선이 치료가 까다로운 경향이 있는데, 초반에 습진이나 무좀과 같은 질환으로 오해하기 쉬워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손과 발에 건선을 의심할 만한 붉은 발진이나 농포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의 증상에 잘 맞는 건선치료제를 처방받을 필요가 있다.
논문의 공저자인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박사는 “우리나라 건선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의외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건선에는 가려움이 거의 없거나 경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탓에 가려움을 동반한 건선피부염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 등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은데, 건선 피부염 형태나 동반 증상은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지은 박사는 건선은 신체적인 불편함도 크지만 그에 따른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 문제를 유발하거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치료할 것을 권했다.
환자들 중에서는 건선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을 겪거나 외출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건선은 전염성이 없는 질환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환자 스스로 위축되거나 주위에서 꺼릴 필요가 없다.
양지은 박사는 “효과적인 건선치료를 위해서는 생활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인스턴트 가공식품이나 기름진 음식 섭취, 음주가 잦을수록 건선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급적 가공하지 않은 신선한 식재료 위주의 담백한 식단을 권한다. 또한 수면부족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피부 건선을 악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되므로 적절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기훈 박사는 “특히 두드러기나 알레르기와 같은 피부질환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전보다 피부가 건조하고 이유 없이 가렵다면 건선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니 바로 건선 전문 치료기관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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