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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진에어, 상장 첫날 ‘우울’…공모가 하회
높은 공모가·우리사주 대규모 청약미달이 원인으로 꼽혀
2017-12-10 12:00:00 2017-12-10 12: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올해 마지막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진에어가 상장 첫날 우울한 주가흐름을 기록했다. 높았던 공모가, 우리사주 대규모 청약미달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8일 진에어는 시초가 대비 0.70% 상승한 2만88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공모가 3만1800원보다 9.27% 하락이다. 특히 이날 장중에는 2만6000원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진에어의 우울한 증시 데뷔는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높았던 공모가가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진에어는 공모가 산정 당시 업계 1위인 제주항공보다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을 신경 썼다고 해석했다.
 
또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서 미달이 나온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 우리사주는 전체 1200만주의 공모주 가운데 20%인 240만주를 우선 배정받았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중 25% 수준인 60만5404주만 가져갔다. 이같은 우리사주의 대규모 청약 미달은 쉽게 나오지 않는 편이다.
 
여기에 공모 구조 논란도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의 공모내역은 구주매출 900만주, 신주모집 300만주로 구성돼 있다. 전체 공모 물량의 3분의 2가 구주매출로 이뤄져 있다. 이로 인해 진에어의 상장은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모회사인 한진칼의 부채 해소를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로 인해 항공업계에 대한 재평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증권업계는 이번 진에어의 상장을 계기로 LCC 1위인 제주항공을 비롯해 업종에 대한 재평가를 예상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업종 전반으로 부정적 투자심리가 확산되면서 LCC의 성장성이 저평가돼 있다”면서 “진에어의 상장을 계기로 항공업종에 대한 투자판단이 세분화되고, 재평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 중인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5일(현지시간) OPEC 회원국들은 산유량 감산 기한은 내년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로 인해 북해산브렌트유는 배럴당 60달러대로 치솟았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7달러까지 올랐다. 항공업계는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국제유가의 상승은 대표적인 악재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기준 제트유가는 배럴당 74.1달러를 기록했다”면서 “최근 제트유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항공사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항공업종의 주가는 실적보다 투자심리에 더 영향 받는 편”이라며 “유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변수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에어가 코스피 입성 첫날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사진/진에어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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