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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2%시대…1100조원 부동자금 확보나선 시중은행
은행권, 예·적금 금리 인상 단행…'머니무브' 주목
2017-12-10 12:00:00 2017-12-10 12: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1100조원에 달하는 단기부동(浮動)자금을 잡기 위해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하면서 사실상 저금리 시대가 저물자, 투자처를 찾기 위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들 은행은 예·적금 상품 금리를 올려 기존고객의 이탈을 예방하는 한편 신규고객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백아란 기자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신한·국민·KEB하나·부산·SC제일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최소 0.10%포인트, 최고 0.60%포인트 수준에서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30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25%포인트 올린 연 1.50%로 결정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대규모 ‘머니 무브(Money Move·자산이동)’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금리 기조 하에 잠자던 부동자금이 고금리를 쫓아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 맡겨진 부동자금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기성(待機性) 자금이라고 불린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1069조5715억원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980조7531억원)보다 90조원 가량 급증한 것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일부터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 등 18개 적금과 위비슈퍼주거래예금 등 11개 정기예금의 예금금리를 0.10%포인트~0.30%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인 적금과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신속하게 인상했다”며 “‘더큰금융’의 실천을 통해 서민들의 가계에 보탬이 되도록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은행은 은행권 수신금리 중 가장 높은 수준인 0.6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적금은 상품별로 0.10%~0.40%, 정기예금은 상품별로 0.10%~0.60%까지 오른다. 이와 함께 부산은행은 개인 및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연 2% 금리를 주는 ‘LIVE정기예금’ 특판도 실시한다.
 
여타 은행들도 속속 금리를 올리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11일부터 수시 입출금식예금 (MMDA)인 KB우대저축통장과 KB티몬적금, KB펫코노믹적금 등 적립식예금의 금리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금리는 예치 기간 등에 따라 최소 0.10%포인트에서 0.30%포인트 수준에서 증가하게 된다.
 
아울러 내년 1월 1일부터는 KB퇴직연금정기예금(KB Wise퇴직연금정기예금)의 금리도 기존보다 0.30%포인트 오른다.
신한은행은 신한S드림 정기예금 등 정기예금 6개을 비롯해 적립식예금 상품 13개, 입출금이 자유로운 MMDA 상품2개, 시장성 예금 3개 등 총 24개의 수신상품의 기본금리를 0.10%포인트~0.30%포인트 상향했다. 단 예금의 변경 이율은 신규와 재예치 계좌를 대상으로 한다.
 
이밖에 KEB하나은행은 5일부터 거치식·적립식 예금상품 40개와 표지어음의 기본금리를 최고 0.30%포인트까지 더 지급하며 SC제일은행은 일부 거치식 예금 이율을 0.20%포인트~0.4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는 ▲퍼스트정기예금 ▲홈앤세이브 예금 ▲드림정기예금 ▲더블플러스 통장·CD ▲e-그린세이브예금 ▲제일안전예금(RP) ▲일반정기예금 등 9개 상품이 포함됐다.
 
씨티은행은 6일부터 원더플라이프 적금, 프리스타일예금 등 예금 고시금리를 기간에 따라 최저 0.25%포인트에서 0.50%포인트 더 주기로 했다. 오른 금리는 기존고객에도 적용된다.
한편 씨티은행은 신용대출 금리도 변경했다. 시중 실세금리 변경에 따른 것이다.
이에 직장인신용대출과 더깍아주는 신용대출은 주기별로 변동된다. 예컨대 3개월 대출시 0.10%포인트 오르지만 60개월은 6.67%에서 6.58%(직장인신용대출 기준)로 0.09%포인트 줄어든다.
 
통상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지는 대출금리는 코픽스에 연동되기 때문에 내년 1월부터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된다.
하지만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채를 기반으로 하는 대출의 경우, 주 단위로 금리가 운영되기 때문에 즉각 시장금리가 적용된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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