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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I펀드 확대…"편입 종목 정체성 뚜렷해야"
신규 설정 작년 2개서 올해 31개로 급증…연초 이후 수익률 20%대
2017-12-14 16:10:00 2017-12-14 16:1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사회책임투자(SRI)가 글로벌 트렌드의 하나로 떠오르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SRI 펀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확대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강조됨에 따라 기관투자자의 SRI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펀드의 경우 편입 종목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SRI 기업을 선별해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RI 공모펀드는 작년에 단 2개가 신규 설정된 데 반해 올해에는 31개(대표펀드 5개)가 신규 설정됐다. 이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 6개월 수익률은 7.6%로 높은 편이다. SRI는 기업의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사회적책임 등 비재무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SRI펀드는 재무적인 여건에 더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하여 무형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어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게 된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 집계 기준 총 25개의 SRI 펀드(클래스 대표펀드 기준)가 운용 중이다. 설정 규모는 알리안츠자산운용의 '기업가치향상장기펀드'가 954억원으로 가장 크다. 올해 자금 유입이 가장 활발했던 펀드는 HDC자산운용의 '좋은지배구조펀드'로 400억원을 끌어들였다.
 
SRI공모펀드가 올해에만 31개가 신규 설정되는 등 규모를 키우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책임이 강화되면서 이 같은 추세는 심화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연초 이후 성과가 마이너스인 펀드는 하나도 없다. 마이다스자산운용의 '책임투자펀드' 수익률이 27.89%로 가장 높고, HDC자산운용 '좋은지배구조펀드'가 24.67%로 뒤를 이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대한민국녹색성장펀드'(23.25%),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Tops아름다운SRI펀드'(22.04%), 미래에셋자산운용의 '3억만들기좋은기업'(20.07%)도 20%가 넘는 높은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국내 SRI시장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 아직 활성화 전 단계이고 공모펀드 자체가 위축되면서 SRI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상태다. 특히 SRI공모펀드가 실제로 기업의 사회적책임 정도를 반영하는지와 대형주 중심의 다른 펀드와 차별화되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SRI공모펀드를 구성하고 있는 기업의 ESG등급을 보면 A등급 이상 기업은 25.1%인데 반해 B+이하는 47.3%이며 B이하의 기업 비율도 20%대로 ESG 등급이 낮은 기업들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EGS등급은 기업의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ce)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긴 것이다.
 
홍 연구원은 "SRI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SRI펀드가 사회적책임투자라는 목적을 충실히 해야 한다"며 "편입하는 종목의 기준도 명확히 하고 다른 펀드와는 차별화된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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