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장 인선 배경은 중앙회장 재판 대비용?
경기 일부 조합장들 중앙회장 '직무정지' 신청 움직임
"중앙회장, '선거법 재판' 반발 잠재우기 고육책"
입력 : 2017-12-19 17:34:31 수정 : 2017-12-19 20:29:52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차기 농협은행장에 이대훈 전 농협상호금융 대표 임명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선거법 위반 재판과 경기도 출신 인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농협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 출신 조합장들이 김 회장의 선거법 위반 재판과 관련해 김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이라며 "김 회장이 이를 잠재우기 위해 경기도 출신인 이 전 대표를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낙점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져 오는 2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김 회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상태다. 김 회장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회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대법원까지 재판을 끌고 갈 경우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울 가능성이 높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4년 임기로 취임해 오는 2020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그런데 1심 재판만 선고까지 거의 2년이 걸렸다는 점에서 임기 만료때까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회장선거 경쟁자였던 경기도 출신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 측근들 중심으로 김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경기도 지역 일부 조합장들이 김 회장이 항소해 회장직을 유지할 경우에 대비해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인 것"이라며 "22일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 형이 선고되고, 직무정지가처분신청이 접수된다해도 농협중앙회장 자리의 특성상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농협관계자들 설명이다. 한 중앙회 관계자는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다만, 일부 조합장들이 지속적으로 김 회장의 자격문제를 들고나와 흔들어댈 경우 리더십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이대훈 전 대표가 경기도 출신으로 이를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회장의 운명과 농협은행장 임명 등이 모두 오는 22일 결정될 예정이다. 이날 김 회장에 대한 1심 선거공판과 은행장 임명을 위한 공직자윤리위원회 재취업 심사가 동시에 진행된다. 심사 결과가 나오면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 전 대표를 최종 후보로 선정한다. 이후 농협금융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치면 차기 행장으로 선임된다. 이와 관련해 농협금융은 오는 22일 제15차 임시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960년생인 이 전 대표는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동남종합고를 졸업했다.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2009년 농협은행 서수원지점장, 광교테크노벨리지점장,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6년에는 상무급을 거치지 않고 곧장 농협상호금융 대표로 승진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농협중앙회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취업 심사를 신청했다. 농협상호금융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공직 유관기관에 해당하기 때문에 임원 퇴직 후 재취업 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왼쪽부터)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이대훈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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