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경제단체들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게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청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8일 신년사를 내고 "기업이 새롭게 일을 벌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정해진 것 빼고 다 할 수 있게 개방형 규제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공성이불거’를 새해 화두로 제시했다. 공을 세웠으면 그 자리에 머물지 말라는 의미다. 과거 우리 경제가 일군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새롭게 도전해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자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지원을 한계기업보다 혁신기업에 모아달라고 건의했다. 박 회장은 "2018년은 한국경제의 실력을 검증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당면한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성장을 만들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기업가 정신을 힘주어 말했다. 허 회장은 "(내년은) 생산가능한 인구 감소와 함께 유가·금리·원화 모두 강세를 보여 '3고'가 경제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를 성공적으로 맞을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을 왕성하게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규제를 개선해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을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경영자총협회는 노동시장의 규제 개혁을 청원했다. 박병원 경총 회장은 "경직적인 노동시장 규제의 일차적 피해자는 미취업 청년과 영세기업의 근로자들"이라며 "노동 개혁은 근로조건이 열악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저임금 근로자의 연장근로 소득이 줄지 않게, 단계적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호봉제가 아닌 직무급, 성과급 형태의 임금체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근속연수가 높아질수록 임금이 자연 상승하는 호봉제보다 직무와 성과에 따라 임금의 차등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경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근로제공 방식에 따라 다양한 규율이 가능하게 노동법을 개선해야 한다"며 "업종별, 사업별 특성을 반영하고, 개별 근로자의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기업의 성장에 최적화된 수출 지원 서비스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회장은 "세계 무역의 흐름과 변화를 분석해 미래 전략을 마련하겠다"며 "자유로운 시장 진입과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애로사항은 정부와 유관기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한미 FTA 재협상도 무역협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각오다. 김 회장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무역협회가 대응책을 뒷받침하겠다"며 "주요 교역국과 협력 채널을 강화해 더욱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3일 오후 3시 경제계, 정·관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신년인사회를 연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연설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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