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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새해 부동산 시장 좌우할 세가지 변수…금리인상·규제·입주물량"
"올해 입주물량 44만여가구…2019년까지 100만가구 육박"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정부 잇단 규제 등 새해 집값 상승세 둔화될 것"
2018-01-08 06:00:00 2018-01-08 06:00:00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대통령 탄핵정국과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혼돈의 시간을 겪었다.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투기수요 억제와 주택시장 안정화를 목적으로 6·19 대책, 8·2 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11·3 대책, 11·29 주거복지 로드맵, 12·13 대책까지 총 7건의 부동산 관련 대책을 쏟아냈다. 새해에도 정부의 규제 강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역대 최대 규모의 입주물량 등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이에 부동산 시장 전문가로 꼽히는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과 올해 부동산 시장을 조망해 봤다.
 
올해 입주 및 일반분양 물량은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입주물량은 37만~38만가구였다. 올해는 우선 계획된 게 43만~44만가구로 집계됐다. 2019년에도 40여만가구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대략 100만구가 입주하게 된다. 일반분양 물량의 경우 지난해는 21만5000가구 정도가 공급됐다. 올해는 25만가구 정도로 조사됐다. 다만 연초라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공공물량들은 포함돼 있지 않다. 다음 달쯤 구체적인 분양계획이 잡힌다면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다.
 
입주와 분양물량이 증가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입주물량이 많다는 건 공급이 많았기 때문이다. 분양이 많았다는 건 분양시장이 그만큼 좋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는 경기침체 등 전반적으로 시장이 위축된 분위기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건설경기를 살리겠다는 취지 아래 규제가 상당 부분 완화됐고 그 효과로 시장이 다시 살아났고 그러면서 공급이 확실히 늘었다.
 
공급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수준으로 넘어갔다. 작년 탄핵 직전까지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전반적으로 분양 시장은 비교적 잘 됐다고 볼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물량이 몰렸지만 미분양 증가폭은 그리 크지는 않았다. 물론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늘었지만 수도권의 미분양이 줄어 분양시장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올해 분양물량이 늘어나는 건 지난해 정권이 바뀌고 나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부분이 영향을 줬다. 정비사업 경우에는 철거가 다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할 수 없도록 규정이 강화됐다. 또 사업 측면에서도 해를 넘겨서 분양해야 하는 사정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올해는 기존에 건설사들이 계획했던 물량들이 있었으나 지난해 공급하지 못했던 물량까지 함께 넘어오면서 분양물량이 전년에 비해 다소 증가한 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정비사업은 조합과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여러 가지 잡음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분양가 책정과 관련해 사업 진행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고분양가에 제동을 거는 추세다. 건설사들은 분양가 승인 지연을 피하고 분양을 빨리 종료하고자 스스로 분양가를 낮추려고 하는데 이를 두고 조합과 이견이 생긴다면 사업진행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이 올해 입주 및 분양물량 증가에 전반적인 영향을 줬다고 해석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사진/신지하기자
 
새해 집값 상승 가능성은 어떠한가
 
우선 지난해 집값은 전년에 비해 전국은 1.29%, 서울은 5.25%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연말에는 2017년 부동산 시장을 낙관적이지 않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1~2월 분양시장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강남 집값이 치고 올라갔고 그 상승세로 인해 서울이 집값이 5% 이상 오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입주물량 폭탄 우려와 금리추가 인상 가능성에다가 정부의 잇단 규제가 예고돼 있다.
 
 
강남 집값의 경우엔 지난해 6% 내외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5~6%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상승폭이 높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 강남 쪽은 매물이 귀한 상태다. 지금은 매도자들이 가격을 부르는 것이 가격이 된다. 말 그대로 호가가 강세인 시장이다. 물론 실거래가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나 호가가 강세라 당분간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강남 분양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올해 서울 강남4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에서는 총 6875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조합원분을 포함한 총 가구 수로는 1만6361가구 규모다. 이는 올해 5483가구 대비 25.4%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강남권 분양시장 열기가 정부 규제에도 뜨거웠던 것은 주변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데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 당첨만 돼도 시세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활에도 환수대상이 아닌 단지들이 관리처분, 이주, 멸실, 분양 등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강남권 시장은 꾸준하게 주목 받고 분양 시장의 열기도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사진/신지하기자
 
올해 전세시장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새해 전세시장의 숨통은 올해보다 다소 트이겠지만 역전세난 위험도 함께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는 전국에서 총 43만250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해(39만7994가구)보다 8.7% 증가하는 수준이나 40만가구 안팎의 물량이 연이어 입주하는 만큼 새해엔 지난해보다 저렴한 보증금에 전세를 구할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경기 화성시, 김포시, 시흥시, 세종시, 경남 창원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만가구 이상 입주가 대거 몰리면서 이들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기 전까지 전세시장은 약세가 예상된다. 특히 3만가구 이상 입주가 예정된 화성시의 경우 최근 7주 사이 6주 전셋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다.
 
선호지역이어도 특정 기간에 입주가 대거 이뤄지면 가격이 주춤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들 물량의 소화 기간, 이후 회복까지의 시간이 빠르냐, 느리냐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이들 지역에서 싼값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추후 재계약시에는 시세 회복으로 인상폭이 클 수 있다는 점은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부동산 시장 잠재적 위험 요인 세 가지를 꼽는다면
 
첫 번째는 미국발 금리인상 등 대외적 요인이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현저히 위축되고 타격을 많이 입었을 때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시절이다. 금융위기 때는 2008년 바로 악영향을 받지 않고 이듬해 9월까지는 어느 정도 버텼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시장이 완전히 가라앉았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대중·대미 무역 등 대외적 요인들이 새해 부동산 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두 번째는 정부 정책이다. 새 정부는 부동산 규제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물론 정부가 건설부동산 경기를 완전히 위축시키거나 문제를 심각하게 발생하게끔 놔두진 않을 것으로 본다. 민간부문이 위축된다면 공공부문을 확대해서 뭔가 새로운 이슈를 만들 거라고 본다. 다만 현재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정부가 내놓는 각종 규제는 소비자에게 심리적 위축이 될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주택 거래 감소와 집값 하락 등에 분명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세 번째는 입주물량이다. 올해 입주물량은 43만여가구로 내년에도 약 40만가구에 육박한다. 그럼 2년 동안 거의 80~90만가구에 이른다. 최근 5년과 10년 새 연단위로 따지면 엄청난 물량이다. 하지만 이들 입주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될 수 있는 부분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처럼 상당히 늘어난 입주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기까지의 기간에는 분명 시장 상황은 다소 힘들게 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게 얼마나 길게 또는 짧게 갈 것인지가 앞으로 향후 2~3년 부동산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 어떤 지역도 입주물량에서 자유로운 곳들이 많지 않다. 물론 서울 등 인기 지역을 제외하고 말이다.
 
올해 내 집을 마련할 시기를 조언해달라
 
올해는 특정 지역들, 쉽게 가격이 내리지 않는 지역들은 매물이 워낙 귀해서 계속해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런 지역에 매물이 있다면 구매해도 좋다고 본다. 내 집 마련이 당장 급하지 않는다면 매수 타이밍을 좀 늦추는 것도 좋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입주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소화되지 않고 남은 물량이 하반기 물량에 추가된다. 누적 물량이 많아지면서 가격 하락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를 내 집을 마련할 좋은 시기로 보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사진/신지하기자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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