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통3사의 해외법인들이 고전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기회를 모색 중이지만, 좀처럼 적자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을 내세워 재도전에 나선다 .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SK텔레콤의 해외 종속회사 6곳 중 차이나홀딩스 한 곳만이 흑자를 내고 있다. 베트남 법인과 미국 법인 등은 적자다. SK텔레콤 자회사 SK플래닛 종속기업 중에서는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한 샵킥이 부진한 모습이다. 샵킥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50억2300만원, 샵킥 매니지먼트는 2억41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샵킥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의미 있는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했다. 또 다른 SK텔레콤 자회사인 아이리버도 지난해 3분기 누적 77억33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역시 홍콩·둥관·일본 등 아이리버 해외법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통신사 대리점. 사진/뉴시스
KT도 2020년 글로벌 매출 2조원을 목표로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실적 성장이 더디다. 지난해 3분기까지 13개 해외법인 중 5곳만이 흑자를 냈다. 특히 KT가 지난해 1분기 173억원을 추가 투자한 르완다 법인 2곳의 부실이 두드러진다.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르완다 네트웍스와 AOS는 지난해 3분기 누적 20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스베키스탄 법인 2곳에서도 LTE 인프라 구축 등으로 약 136억원의 적자가 났다. KT는 해외 매출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2015년 0.8%에서 2016년 2.27%로 74배 급증했다. LG유플러스는 미국에 통신서비스를 위한 법인을 설립했지만, 이 곳 역시 실적은 미미한 상황이다.
이통사들은 올해부터 AI와 IoT 등 신사업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관련 부서 임직원들은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을 찾아 해외 파트너들과의 협력, 현지 사업기회를 모색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직접 전시장을 찾아 IoT·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살핀다.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사업은 국가마다 기간산업으로 분류해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신산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이통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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