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15일 출근길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처음 시행된 가운데 시민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앞서 14일 오후 환경부는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의 이날 기준 미세먼지 평균농도가 나쁨(50㎍/㎥)기준을 초과할 것이 예상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서울시는 대기질 개선을 위한 시민들의 자율적인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이를 유도하기 위해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무료정책을 운행했다.
대중교통 무료정책과 관련해 시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출근길 신설동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수호(33)씨는 “어제 인터넷 뉴스를 보고 알았는데, 괜찮은 정책인 거 같다”면서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향성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오전 9시까지로 제한한 출근길 대중교통 무료정책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창신역에서 강남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최모(41)씨는 “요즘은 출퇴근 시간이 탄력적이거나 10시까지로 늦춘 스타트업도 많다”며 “출근길 적용 시간을 좀 더 늘려 더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봤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살 된 딸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이미연(34·여)씨는 가장 먼저 아이들을 걱정했다. 이씨는 “지난해부터 미세먼지에 더 민감해진 것 같다”며 “지금도 이렇게 미세먼지가 심한데, 아이가 크면 클수록 앞으로 더 심해질 거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늘같이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정책도 좋지만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보다 구체적인 대책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눈 밑까지 마스크를 올려 쓴 황모(63)씨 역시 미세먼지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을 강조했다. 황씨는 “마스크 없이 밖에 나가면 그날 목이 아파 잠을 못 잔다”며 “(미세먼지) 해결 못하면 대한민국도 살기 힘든 나라”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들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점에선 일부 한계도 존재한다. 서울시의 경우 오는 2020년까지 약 6417억원(국비 포함)의 예산을 투입해 대기질 개선에 힘쓸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시민들의 의견을 담은 10대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역시 서울시는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비롯해 시청사와 산하기관, 자치구 공공기관 주차장 360개소를 전면 폐쇄하고, 시 관용차량 총 3만3000여대 운행도 금지했다. 이밖에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대기배출시설 12곳의 가동률을 하향조정하고,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등 공공기관 발주 건설공사장 180곳은 조업단축을 통해 먼지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퇴근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시간은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경기와 인천 대중교통은 해당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서울시 대중교통에 대한 출퇴근 시간 무료운행이 실시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버스 이용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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