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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탑의 연예인 특혜…‘은밀한 거래’ 존재하나
학교 홍보 위해 입학 권유·강의 듣지 않아도 학점 부여 지적도
2018-01-19 08:38:58 2018-01-19 08:38:58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그룹 씨엔블루 멤버 정용화의 경희대 박사과정 입학 논란과 함께 각 대학 연예인 입학 특혜가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앞서 정용화는 경희대학교 응용예술학과 대학원 박사 과정에 합격했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입학을 위한 면접 과정에서 ‘편법’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드러났다.
 
정용화.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 대학-기획사 은밀한 거래 어디까지
 
이번 논란에 대해 정용화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해당학과 박사과정이 정원미달이라 학교 측에서 정용화에게 추가 모집에 응시할 것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측도 논란 이후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인정했다.
 
석박사 과정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입학 권유’나 일종의 ‘입학 특혜’는 학사 과정에서도 있을까. 석박사 과정은 자기 선택에 의한 교육 과정이다. 반면 학사는 일반적으로 ‘입시’로 분류된다. 때문에 보다 민감한 사안이라 이런 논란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짐작은 가능하단 점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연예인들의 대학 입시에서 선호 대학이 변화된 것만 봐도 짐작은 가능하다. 입시 편법 논란이라기 보단 일종의 연예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연예인 유치를 했단 사실을 짐작케 한다. 2006년 대학 측과 연예 기획사 사이에 은밀한 거래를 통해 수업을 듣지 않고도 학점을 받게 해 준단 보도가 나온 적도 있다.
 
반면 1990년대 후반까지 연예인 사관학교로 불린 한 대학교는 연예인들의 입학이 2000년대 이후 급감했다. 출석과 학점 관리에 엄격한 이 학교 학사행정 때문에 살인적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연예인들의 입학 지원이 뚝 끊긴 것이다. 1000만 흥행 영화에 출연했던 한 배우는 결국 이 학교 입학 1년도 안돼 자퇴 후 서울의 한 예술학교(전문학사 인정)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기도 했다.
 
◆ ‘정원 미달’ 시 연예인은 무조건 합격?
 
석사와 박사 과정 진학에 연예인을 유치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명 연예인이 다니면 그 자체로 홍보 효과가 되기에 대학 측에서 같은 대학 대학원(석사)이나 박사 과정 진학을 권유하기도 한다는 것. 이번 정용화 역시 학교 측으로부터 여러번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연예인들 역시 이 같은 권유가 싫지만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 관계자는 18일 오후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여성 연예인들의 경우 학력을 높여 이미지 개선을 할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남자 연예인들은 군입대를 늦출 수 있는 방편으로도 사용이 된다. 어떤 이유에서든 나쁜 제안은 아니다”고 귀띔했다.
 
물론 이 같은 과정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면 ‘목적’에 도의적 문제를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정이 문제가 된다면 ‘편법’에 해당한다. 연예인이란 특혜가 작용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용화의 경우 소속사 해명과 주장대로 지원했던 응용예술학과 박사과정이 정원미달이었기에 지원자 모두 합격했다. 경희대 측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경희대 커뮤니케이션센터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조금 다르게 (일부 언론이) 해석한 것 같다”면서 “박사 과정에서 지원자가 미달이라고 해도 지원자 모두가 합격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정용화의 경우 석사 학위와 지원 서류가 모두 구비가 완료 됐기에 면접을 진행한 것이다”면서 “(논란이 된) 개별 면접에 대해선 관계된 서류를 모두 검찰 쪽으로 넘겼다. 때문에 개별 면접 자체가 편법에 해당하는지, 면접을 진행한 교수님이 특혜를 준 것인지에 대해선 조사가 마무리된 후에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반면 정용화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17일 공식 입장 전문에서 “정원미달로 실시된 2017년도 추가 모집시 지원자는 모두 합격될 정도로 경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미 당사자인 정용화의 SNS 자필 사과 편지와 소속사 및 대학 측의 해명이 공개됐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개운치 않은 뒷맛만 남기고 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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