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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게이션] '관찰' 예능프로 성공 시대 '활짝'
'어서와', 제작진 개입 최소화로 시청자와 진솔한 소통 이뤄내
2018-01-22 09:03:52 2018-01-22 09:03:5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이미 ‘관찰’은 지상파와 유료채널을 포함해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가 된 지 오래다. 방송가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관찰 예능’은 다양한 포맷으로 변화되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특히 일반인, 그것도 외국인이 출연하는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어서와)의 선전은 주목해 볼 만하다. 당초 파일럿으로 편성됐지만 SNS를 중심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정규 편성되는 기염을 토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평균 4% 가량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30분 방송되는 ‘어서와’의 인기 비결은 ‘연출’의 최소화다. 현재 국내 예능대계의 대부로 통하는 나영석PD를 통해 처음 시도된 ‘관찰’ 포맷은 연출 개입의 최소화였다. 출연자들의 즉흥성이 만들어 내는 우연과 그 우연 속에서 드러나는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나라도 저랬을 것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아마 이렇게 하지 않을까’란 상상력이 프로그램과 결합되면서 새로운 재미를 생산해 냈다. 만들어 내지 않은 즉흥적인 상황이 오히려 엔터적인 느낌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어서와’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 내내 제작진은 그 어떤 방향성도 제시하지 않는다. 일부 출연자들의 방송 사고 수준의 상황도 고스란히 담는다. 일례로 러시아 여성 출연자들의 경우 방송 도중 다툼과 눈물 급기야 방송 촬영 거부까지. 이 모든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전파를 탔다.
 
이런 점은 시청자들이 느끼는 여행 중의 고충과 맞닿아 있다. tvN ‘꽃보다 시리즈’에서도 드러났다. 결정권을 출연자들에게 전한 색다른 연출 방식은 의외성을 만들어 냈다. 출연자 간에 돌발상황이 벌어지기 일쑤였다. 일반인들이 해외 여행을 통해 겪은 감정 다툼이 연예인들에게서도 고스란히 발생한다. 프로그램과 시청자간의 공감과 소통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이 같은 소통은 예능 본연의 목적인 웃음과 재미로 변환된다. 멕시코와 독일 친구들이 느낀 서울에서의 흥밋거리 중 가장 눈에 띈 ‘자동문 사건’은 ‘낯섬’에 대한 이질감이라기 보단 문화적 차이를 설명한 예능적 시선이었다. 유럽의 선진국 독일이 아직도 우리에겐 익숙하다 못해 일상인 자동문과 터치식 번호키가 생소하고 ‘열쇠’가 일반적이란 사실도 전해졌다. 예능을 더해 교양이 플러스되는 지점이다. 남녀 공용 화장실에 화들짝 놀라던 멕시코 친구들의 모습도 우리가 해외에서 느끼는 생소함의 반대급부다.
 
식문화에 대한 이질감과 놀라움 그리고 칭찬도 우리에겐 외국인 친구들의 국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김치에 대한 극찬, 불고기에 대한 예찬, 산낙지에 대한 거부감과 도전 등은 그 자체로 예능적 요소와 교양적 요소의 결합이다.
 
 
 
무엇보다 ‘어서와’의 재미는 단순히 외국인들이 한국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생경함의 상황을 담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인물들이 담당한 캐릭터가 만들어 내는 상황도 볼거리다. 특히 멕시코 친구들이 선보인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비행기를 놓치고도 느긋한 모습, 한국 걸그룹에 열광하는 멤버, 곤욕스런 음식을 먹지만 남자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참을성 등은 그 자체로 예능의 캐릭터 배분을 떠올리게 한다.
 
더불어 각각의 나라별 특징도 시청자들 입장에선 새로움이 된다. 흥이 넘치고 소주에 열광하며 밤문화에 큰 관심을 가졌던 인도 친구들. 여행 중 실수투성이지만 해맑은 낙천성을 보인 이탈리아 친구들, 모든 상황에 즉흥적인 모습을 보였던 멕시코 친구들, 철저히 계획하고 움직이던 독일 친구들, 미용 산업에 특히 관심이 많았던 러시아 소녀들. 특히 이들 모두 한국 옛문화와 문화재에 큰 관심을 갖고 때로는 자국으로 반출된 국내 문화재에 오히려 분노를 표출했던 모습은 깊은 공감을 주기도 했다.
 
 
 
제작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되도록이면 한국에 처음 온 친구들로 추천을 받아 섭외한다”면서 “촬영 자체도 전혀 개입을 안하고 흘러가게 둔다.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한국의 모습을 담는 데 주력할 뿐”이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1월 중으로 독일 이탈리아 인도 멕시코 출연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제주도 여행을 떠나는 특별판 제작, 방송을 예고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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