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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아카데미 도전’ 반백년 한 풀까
'옥자', 미국 아카데미영화제 시각효과 부문 예비심사 대상 올라
오늘 밤 10시 최종 결과 발표에 한국 영화계 이목 집중
2018-01-23 14:12:05 2018-01-23 14:12:05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세계 3대 영화제(프랑스 칸·이탈리아 베니스·독일 베를린)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은 남달랐다. 김기덕 홍상수로 대표되는 한국영화의 예술성, 박찬욱 감독의 대중성과 독특함, 봉준호 감독의 상업적 시너지는 전 세계 영화인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다. ‘칸의 여왕’ 전도연, 영원한 시네마 퀸 강수연, 할리우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병헌, 국민 배우 송강호까지. 이토록 한국영화는 전 세계의 넘지 못한 영화 장벽이 없었다. 하지만 딱 하나. 예술과 상업성을 망라한 최고의 잔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딱 하나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 반백년 도전사 여전히 진행중
‘오스카’로 불리는 아카데미 트로피는 전 세계 영화인들을 넘어 지구촌의 축제로 불린다. 오는 3월4일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시상식은 올해로 90번째를 맞는다. 세계 3대 영화제보다 20년 가량 앞서 있다.
 
90년의 역사 가운데 한국영화는 1963년부터 ‘오스카’와 인연을 맺으려 노력해왔다. 1963년 제35회 시상식에 한국영화는 고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예비 후보작으로 출품했다. 이후 고 신 감독의 작품은 1965년 ‘벙어리 삼룡’, 1991년 ‘마유미’로 재차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한국영화는 거의 매년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출품작을 선정해 품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다양한 의견과 심사를 통해 선별 출품한 작품으로는 임권택 감독 ‘춘향뎐’, 이창동 감독 ‘오아시스’, 김기덕 감독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강제규 감독 ‘태극기 휘날리며’, 박광현 감독 ‘웰컴투 동막골’, 이준익 감독 ‘왕의 남자’, 이창동 감독 ‘밀양’, 김태균 감독 ‘크로싱’ ‘맨발의 꿈’, 봉준호 감독 ‘마더’, 장훈 감독 ‘고지전’ 등이다.
 
최근 5년 동안에는 2013년 김기덕 감독 ‘피에타’, 2014년 강이관 감독 ‘범죄소년’, 2015년 심성보 감독 ‘해무’, 2016년 이준익 감독 ‘사도’, 그리고 지난 해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출품됐다. 올해는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다. 특히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출품 직전 베니스 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그 어느때보다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던 영화였다.
 
‘사도’ 역시 수상 가능성에 무게 실렸었다. 주연배우 송강호가 임권택·봉준호 감독, 배우 최민식 등과 함께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신입 회원으로 위촉됐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인들이 아카데미 회원으로 위촉된 것은 처음이었다. 특히 이들은 후보작에 투표권 행사도 가능했다. 투표는 영화제 측이 무작위로 회원 500명 남짓을 추점해 외국어영화상 분과위원회를 구성한 후 3차에 걸쳐 이뤄진다.
물론 지난 해까지 한국영화의 도전은 도전으로 남아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 기술상으로 반백년 도전 넘어설까?
지구촌 최대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아카데미 시상식이지만 사실 미국 내 영화제란 지역적 특수성도 있다. 때문에 3대 영화제에 따라 붙는 ‘국제’란 단어가 없다. 결과적으로 한국영화가 노릴 수 있는 부문은 ‘외국어영화상’이 유일하다. 하지만 올해 한국영화 감독 연출작이 최종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열렸다.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전액 투자해 제작된 봉준호 감독의 ‘옥자’다. 아역배우 안서현과 봉 감독의 영원한 페르소나 원로배우 변희봉이 출연하지만 그 외에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포진했다. 연출과 일부 배우만 ‘한국’일 뿐 사실상 우리의 시각에선 ‘외국영화’다. 하지만 최종 후보작에 이름을 올릴 경우 ‘한국인 감독의 첫 번째 오스카 후보작’이란 타이틀을 얻게 된다.
 
오스카를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23일 밤(한국시간) 각 부문별 최종 후보작(자)을 발표한다. ‘옥자’는 '시각효과 부문' 최종 후보작 다섯 편을 가리는 예비심사 대상작 열 편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현재까지 미국 내 언론은 ‘블레이드 러너 2049’ ‘혹성탈출: 종의 전쟁’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콩: 스컬 아일랜드’ 등을 유력 최종 후보작으로 꼽는다. 그리고 나머지 한 자리에 ‘옥자’를 거론 중이다.
 
또한 일부 비평가와 매체에 한정됐지만 여우주연상 후보로 ‘옥자’의 여주인공 안서현을 꼽고 있기도 하다.
 
23일 밤(한국시간) 한국영화 반백년의 도전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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