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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 최고금리 인하 전 1~3등급 대출금리 상승 '꼼수'
전체 금리는 1.2%p 낮췄지만 1~3등급 대출 금리 0.6%p 올려
2018-02-01 16:29:13 2018-02-01 16:29:13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오는 8일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앞서 평균 대출금리를 낮췄지만, 신용등급이 좋은 1~3 등급의 대출자의 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금리 인하 압박을 받은 저축은행들이 저신용자의 대출을 꺼리고 오히려 신용등급이 좋은 1~3등급의 대출을 늘리고 이들에 대한 금리를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SBI·OK·애큐온저축은행 등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지난달 가계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23%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 1~3등급의 대출금리는 18.1%로 오히려 0.6%포인트 상승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모든 등급의 신용자들에게 연 20%대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달 1~6등급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4%로 1년 만에 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OK저축은행의 1등급 대출자의 경우 금리가 두 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1월 11.55%이던 1등급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달 23.3%로 증가했다. 1~3등급 평균 대출금리 역시 14.3%에서 23.3%로 크게 올라갔다.
 
이밖에 상위 10대 저축은행들 역시 대부분 1~3등급의 대출금리가 1년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SBI저축은행의 1~3등급 평균 대출금리는 15.9%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고, 페퍼저축은행도 0.5%포인트가량 상승한 15.1%를 보였다.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1~3등급 평균 대출금리는 18.1%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신용등급이 양호한 대출자의 금리를 상승시킨 데는 오는 8일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부담으로 풀이된다. 신용등급 떨어지는 7등급 이상 고객을 줄이는 한편, 1~3등급 대출자의 금리를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사실상 수익성에 큰 타격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1~3등급에 대한 금리를 일부 조정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막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고금리 대출 압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24% 이상 대출금리만 압박하면서, 앞서 10% 초반대이던 1~3등급 대출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없었다는 것이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현재까지는 24% 이상 고금리 대출에 대한 제재에 집중해왔다"며 "10%대 초반이던 1~3등급 대출건에 대해서는 크게 압박하지 않아 왔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이 오는 8일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신용등급이 좋은 1~3 등급의 대출자의 금리를 올렸다.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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