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국내외 시장금리가 단기 급등하며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월례 회의가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되면서 채권 시장의 불안 심리도 일단 잠재워졌지만, 2분기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펀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0.13%로 올 들어 손실로 돌아섰다. 최근 3개월 간 0.28% 상승한 데 비해 부진한 흐름이었다. 해외 채권형 펀드에서도 글로벌 채권과 북미 채권 펀드가 각각 0.10%, 0.69%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펀드에서는 'NH-Amundi Allset국채10년인덱스증권자[채권]ClassC'가 -2.40% 수익률로 가장 부진했다. 이어 'DB다같이장기채권증권투자신탁[채권]C/C-F'(-1.38%), '삼성ABF Korea인덱스증권투자신탁[채권](R)'(-1.64%), '한화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국공채) 종류C'(-1.51%) 등이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해외 펀드 가운데서는 '삼성LDI미국투자적격장기채권증권자투자신탁H[채권]Cf'(-1.07%), 'ABLPIMCO토탈리턴증권자투자신탁[채권_재간접형](H)Class A'(-0.82%), '한국투자달러표시중국채권증권자투자신탁(채권)(C)'(-0.81%) 순으로 손실을 냈다.
연초부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채권 펀드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3.0bp(1bp=0.01%포인트) 오른 2.725%에 장을 마쳤다. 2014년 4월 이후 4년여 만의 최고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올 들어서만 31.5bp 급등했고, 이 여파로 독일과 한국 10년물 금리도 각각 25.6bp, 33.8bp 급등했다.
올 들어 채권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은 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며 경기 확장세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기 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단기 금리는 정책 금리에 연동되는 반면 장기 금리는 긴 흐름의 경기 전망에 따라 움직인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상승 흐름을 보인 데 비해 물가가 각국 중앙은행 목표치에 못 미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기도 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금리의 기술적 지지선이 2.75%였는데, 31일을 기준으로 장 중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모습이었다"면서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부진했는데, 최근 금리 상승 속도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1월 FOMC 회의를 계기로 연 3회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또 다른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매파적인 발언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물가 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올해 4차례 금리 인상 기대가 20%를 넘어가기 시작했다"면서 "당장은 채권 가격 급락으로 시장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에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가 현재 2%대 이상으로 상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연구원은 "시장은 미국의 올해 실질 성장률이 2.8% 내외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자금조달 비용인 10년물 금리가 이 이상으로 올라가면 시장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이 완전고용 상태여서 임금 상승률이 커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기술 혁신을 계기로 대형 마트가 1만 개 이상 도산하고 있고 구직 포기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부분 등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금리가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시장금리가 단기 급등하며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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