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TV게이션] ‘나쁜녀석들’…장성철 목숨과 맞바꾼 '정의'로 막 내리다
'악'에 대한 표현 방법 달라도 정의 추구엔 시청자도 '극공감'
2018-02-05 14:21:00 2018-02-05 15:17:5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다소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1과 마찬가지로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는 다시 한 번 '권선징악'의 정통성과 ‘권력’이 이길 수 없는 ‘그 것’이 무엇인지를 정의했다. 아쉬움 속에서도 시청자들이 ‘나쁜녀석들’에게 환호한 이유다.
 
4일 방송된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 최종회는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평균 4.8%, 최고 5.7%(닐슨코리아 제공)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이날 마지막 방송은 ‘악의 도시’ 서원시의 악의 축 배상도 시장(송영창)과 조영국 현승그룹 회장(김홍파)의 최후가 그려졌다. 지난 8회에서 노진평 검사(김무열)의 죽음으로 시청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우제문 검사(박중훈)를 비롯해 허일후(주진모) 한강주(지수) 박진태(한재영) 등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마지막회에선 암 투병 중에도 악을 처단하기 위한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달려온 장성철(양익준)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나쁜 녀석들’의 결단이 빠르게 진행됐다.
 
사진/OCN 제공
 
배상도와 그의 누나 배영주(김지숙), 그리고 그의 딸이 함께 한 자리의 녹취록을 지키기 위해 장성철은 메모리 카드를 삼키면서까지 배 시장이 하수인들과 홀로 대결을 펼치다 죽음을 맞이했다. 메모리카드에는 서원시를 지배하던 ‘악의 카르텔’ 비밀이 담겨 있었다. 배 시장은 비밀리에 모인 자신의 지지세력에게 “매번 똑같은 거에 속는 거, 속이는 사람 잘못이 아니다. 속는 놈들 잘못이다"며 검은 권력의 잘못된 인식을 정당함으로 포장했다. 장성철은 이 녹취를 지키기 위해 메모리 카드를 삼키고 배 시장의 하수인들과 목숨을 건 싸움을 펼치다 죽임을 당했다. 결과적으로 장성철이 죽으면서까지 지켜낸 이 메모리카드는 악의 카르텔을 해체시키는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하지만 장성철의 죽음에 우제문은 오열하면서 “이게 대체 뭐라고, 네 목숨이나 지키지”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명장면이자 명대사였다.
 
결과적으로 이 녹취록은 배상도 시장의 재선을 위한 검은 계획, 조영국 회장의 재기, 배상도 시장의 누나 배영주의 배우 집권을 모두 막아냈다. 예상된 결과였지만 시청자들이 느끼는 통쾌함은 차고 넘쳤다. 그동안 꽉 막힌 퍽퍽한 '고구마' 전개로 시즌1 마니아들의 비난도 들었던 이번 드라마가 선택한 최고의 결말이었다.
 
이번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의 최고 일등공신은 무엇보다 시즌1과 색깔을 달리한 ‘나쁜 녀석들’이었다. ‘사람 믿지 않는다. 사연을 믿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우제문의 외침은 절대악도 절대선도 없는 사회 시스템 속 구성원의 속성을 간접적으로 설명한 또 다른 명대사였다. 허일후의 묵직하면서도 저돌적인 직진, 한강주의 날카롭지만 인간미 넘치는 존재감, 장성철의 거친 야생마스러운 길들여지지 않은 야수성, 노진평의 고뇌와 인간미는 ‘나쁜녀석들’의 균형감을 극대화시키는 요소였다.
 
악역의 균형감도 역대급이었다. ‘그런 식으로 나 절대 못잡는다’며 정의를 비웃던 조영국 회장의 모습은 서슬퍼런 기존 조폭의 모습과는 궤적 자체가 달랐다. 권력과 돈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던 결이 다른 악이었다. ‘무능한 게 죄는 아니다’라고 외치면서도 누구보다 잔인한 면모를 드러낸 배상도 시장의 이중성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이명득 검사장(주진모), 반준혁 차장(김유석), 성지수 검사(조선주), 황민갑 형사(김민재), 하상모(최귀화), 서일강(정석원), 박진태(한재영)의 존재감 모두가 압권이었다.
 
이들이 만들어 낸 '정의'의 개념도 눈길을 끌었다. 모두가 각자의 방법과 방식으로 악을 규정하고 악을 처단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방법의 차이일 뿐 결국 정의를 추구하는 ‘나쁜 녀석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물론 악의 뿌리는 외면하고 또 바라보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라도 다시 싹을 돋는다는 걸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는 소름끼치게 그려냈다.
 
16회를 끝으로 4일 막을 내린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는 오는 10일, 11일 각 밤 10시20분 스페셜 방송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시청자들에게 남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