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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쉴 때 몰아 쉬자"…워라밸·재충전 문화 확산
효성, 리프레시휴가 최초 도입…롯데는 단체연차제도 운영
2018-02-08 17:22:51 2018-02-08 17:38:37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일과 가정의 양립과 노동시간 단축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재계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명절과 샌드위치 연휴에 연차휴가를 붙여 장기휴가를 쓸 수 있게 유도하는 식이다. 쉬는 만큼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취지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올해부터 '리프레시 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공휴일과 휴일 사이에 있는 샌드위치 연휴와 명절 연휴에 연차휴가를 붙일 수 있도록 했다. 효성은 샌드위치 연휴인 3월2일(삼일절 전날), 4월30일(근로자의날 전날), 5월21일(부처님 오신날 전날), 10월8일(한글날 전날), 12월24일(성탄절 전날), 12월31일(신정 전날)을 휴무일로 지정했다. 
 
연차휴가를 연속해 사용하는 장기휴가 기간도 정했다. 5월 첫째주, 5월 넷째주, 추석 연휴 전후, 12월 넷째주가 장기휴가 기간이다. 이중 하나를 선택해, 연차휴가를 몰아쓴다. 효성은 장기휴가 기간이 아닌 경우도 직원이 희망할 경우, 해당 기간에 맞춰 장기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올해부터 효성 직원은 최장 11일까지 쉴 수 있다. 
 
효성은 "직원이 휴가 사용하는 문화를 구축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할 수 있도록 리프레시 휴가를 도입했다"며 "휴식을 통해 재충전하면 평소 업무 몰입도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난해 말부터 단체연차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단체연차로 정한 날에는 전 직원이 쉰다.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지주에서 먼저 운영하고, 계열사는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롯데지주는 구정 연휴 다음날인 19일 단체연차를 운영한다. 샌드위치 연휴일에는 연차휴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태광의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도 마찬가지다. 태광산업은 올해 샌드위치 연휴일에 직원의 연차휴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명절 연휴 전후로 연차휴가를 붙여쓸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 백화점 본사와 이마트 본사는 구정 연휴 다음날인 19일을 휴무일로 지정했다. 본사 직원은 이번 연휴 때 5일 동안 쉴 수 있다. 
 
4대그룹은 이전부터 연차휴가를 적극 사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현재는 연차휴가를 적극 사용하는 분위기가 정착됐다. 삼성 직원은 연차휴가 중 최소 15일은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삼성은 2016년부터 연초에 연차휴가 사용 계획을 작성해 결재를 받도록 했다. 연차휴가일이 되면 따로 결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삼성은 명절, 샌드위치 연휴, 여름휴가, 겨울휴가에 연차를 붙여 장기휴가를 갈 수 있게 장려하고 있다. 
 
재계가 직원의 연차휴가 사용을 장려하는 건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업무 몰입도가 높아져 생산성이 오른다는 것이다. 직원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장려하는 셈이다. 
 
롯데는 올해부터 전 계열사에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롯데 임직원은 배우자 출산 시 최소 1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의무 사용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 계열사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은 1050여명에 달한다.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은 지난달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녀가 평등한 직장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관련 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가 연차휴가를 적극 장려하는 것과 달리 일반 기업은 직원의 휴가 사용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조합원 54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연휴 때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조합원은 27.6%에 그쳤다. 연차휴가를 하루 사용한다는 응답이 13.2%로 가장 많았다. 2일이 7.3%, 3일 7.1% 순이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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