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미국소송, 삼성이 로펌소개·비용'대납' 정황(종합)
이학수 당시 구조본부장이 '연결고리' 의혹…검찰, 압수수색
입력 : 2018-02-09 02:05:23 수정 : 2018-02-09 02:19:54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규명 중인 검찰이 다스가 미국에서 BBK 투자자문에 투자한 140억원을 되찾기 위해 김경준씨를 상대로 벌인 소송대금을 삼성전자가 대납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8일 삼성전자 서초동 사무실과 우면 R&D 캠퍼스, 수원사옥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최근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특활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한 김백준 전 청와대 전 총무기획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성과 다스의 연결고리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김 전 기획관도 소송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2009년 미국 현지에서 다스를 대리해 새로 소송을 수행한 미국로펌은 ‘에이킨 검프'(Akin Gump)였다. 검찰이 다스와 삼성과의 관계를 주목한 것은 이 대목에서다. 김 전 기획관도 삼성 측에서 다스의 소송비용을 에이킨 검프 측에 대납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킨 검프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로비 전문 로펌으로, 삼성전자의 대미 법률분쟁과 대관업무를 맡고 있다. 빌 클린턴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권인수위원장을 역임한 버넌 조단, 민주당 총재 밥 스트라우스가 에이킨 검프 출신이다. 현재까지도 미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에는 재미변호사인 김석한 변호사가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에이킨 검프의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오르면서 화제가 됐다.
 
애플과 ‘스마트폰 특허전쟁’을 벌이던 2012년에는 삼성이 미국에 85만 달러(약 9억2000만원)를 로비자금으로 투입하고 이 가운데 상당부분을 에이킨 검프를 통해 집행한 것으로 현지 조사기관을 통해 전해지면서 또 한번 유명세를 탔다. 에이킨 검프는 시티그룹, 존슨앤존슨, 보잉 등을 의뢰인으로 두고 있다.
 
검찰은 삼성과 다스, 에이킨 검프를 연결하는 역할을 이 전 부회장이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4년 후배이자 재계의 오랜 동료이기도 하다, 2016년부터 고려대 교우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다스가 BBK 투자자문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던 때인 2008~2010년 사이 삼성 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 본부장과 삼성전자 고문으로 활동했다. 구조본은 최근 해체된 미래전략실의 전신쯤으로 삼성그룹을 총괄하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했고, 그 중심에 이 전 부회장이 있었다.
 
검찰은 다스와 BBk 투자자문 소송에 삼성이 개입하게 된 경위와 에이킨 검프에 소송비용을 대납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이날 강제수사 대상이 된 이 전 부회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검찰은 현재 외국에 나가 있는 이 전 부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8년 2월29일 오후 삼성비자금 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한남동 특검팀에서 이학수 당시 구조조정본부장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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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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