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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등 구조조정 가시화에 노사갈등 파고도 '출렁'
GM·금호타이어 등 우려 '현실화'…노조는 강경대응 예고
2018-02-13 17:40:05 2018-02-13 17:40:05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재무구조 악화로 한계기업에 몰린 기업이 구조조정을 앞두면서 노사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사측은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고, 노조는 인적 구조조정을 막을 방침이다. 노조의 반대가 심해 노사갈등이 예상된다. 
 
13일 노동계와 경영계에 따르면 올해 상시고용인원 1000명 이상인 기업 여러 곳에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자동차 부문의 한국GM(근로자수 1만5927명), 금호타이어(근로자수 5003명)와 중형조선소인 STX조선해양(근로자수 1444명)과 성동조선(근로자수 1472명)이 대상이다. 정부는 내달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회생 여부를 결정하는데,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포문을 연 건 한국GM이다. 한국GM은 이날 군산공장을 5월까지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군산공장은 한국GM의 국내 공장 중 가동률이 가장 낮다.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이 각각 100%와 70%의 가동률을 유지하는 반면 군산공장은 20% 미만이다. 사실상 가동중단 상태였던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노총 한국지엠지부(노조)는 이날 대대적인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나서겠다고 밝혔다. 군산공장을 폐쇄할 경우 한국GM 소속 생산직 노동자 2000명과 사내하청·협력업체 노동자까지 대규모 해고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공장 정상화 요구를 무시하고, 적자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했다"며 "필사즉생의 각오로 공장폐쇄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2월 구조조정 계획을 노조에 전달했다. 생산직 191명과 일반직 80명을 정리해고하고, 임금 30%를 삭감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9월 중국의 더블스타에 매각이 무산되면서, 회사 차원의 '슬림화'를 추진했다. 민주노총 금호타이어지회(지회)는 ▲구조조정 중단 ▲중국공장 매각·국내공장 증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10대 요구안을 회사에 제안했다.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노조가 맞불을 놓은 것이다. 
 
회생 또는 청산 두가지 선택지만 남은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도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삼정KPMG 회계법인은 정부의 의뢰에 따라 두 회사의 사업전망과 구조조정 방식을 분석 중이다. 이달 최종보고서가 나올 가능성이 유력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회생과 청산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두 회사를 합병하거나, 둘 중 한 곳을 청산하는 방안 등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어떤 결과를 내놓든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경영난이 장기화되면서 생산직 인력이 큰폭으로 줄었다. 현재 남은 생산직 인력은 일감이 없어 휴직 중이다. 두 회사 노조는 추가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지회는 지난해 12월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서울 수출입은행 앞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지회 관계자는 "중형조선소 회생정책은 노동자들의 고용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구조조정에 강하게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노사갈등이 예상된다.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구조조정은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노사가 합의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등 강대강 대치로 노사갈등이 생기는 게 일반적이다. 노동계는 올해 주요 사업장에서 구조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구조조정 투쟁을 지원할 방침이다. 
 
경영계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노조가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시기를 놓칠 경우 경영 정상화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계 관계자는 "노사갈등은 회사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광주지역의 노동단체와 금호타이어지회가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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