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미국이 주요 철강 수입국에 높은 관세 부과를 권고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철강주가 요동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국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 이후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철강주는 미 상무부의 발표로 장 초반 급락세가 펼쳐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백악관에 전달하고 철강 수출국에 고관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부 내용으로는 모든 수출국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최소 24%의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러시아·베트남·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 등 12개국에 대해서는 53%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국가별 대미 수출액을 작년 63%로 제한하는 쿼터 설정도 포함됐다.
이같은 소식에 장 초반 철강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장중 동국제강은 7.59% 하락했고, 포스코강판 7.23%, 현대제철 4.01%, 세아제강 7.60%의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232조가 부정적 영향보다는 철강가격 견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 오후 들어 회복세가 나타났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가 발동돼도 강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이미 미국향 비중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작년 기준, 미국향 한국의 철강 수출은 전체의 11%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지난 2002년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결국 미국 철강 내수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철강가격 상승을 견인할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대부분의 한국산 판재류들이 지난 2016년 미국으로부터 높은 특별관세를 부과받아 미국향 수출을 지속적으로 감소시켰기 때문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한 최종 결정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성봉 연구원은 “하지만 세아제강의 경우,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다”면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작년 4월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 수입 제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이에 상무부는 지난 16일 해당 조사 결과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사진/AP·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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