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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정제마진 먹구름…전망도 엇갈려
1~2월 정제마진 배럴당 6달러대…지난해 하반기 대비 절반
2018-02-20 17:48:03 2018-02-20 18:15:36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유업계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전망이 엇갈린다. 정유사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주는 정제마진의 변동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10달러대까지 올랐지만 올해는 배럴당 6~7달러 수준이다. 통상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5달러 선이다. 실적 불안감에 비례해 전망도 분분하다.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3조2343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정유4사 모두 실적잔치를 벌였다. 배경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제마진이란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 같은 제품을 판매한 뒤 남긴 차액(이윤)이다. 정제마진이 배럴당 7달러라면, 원유 1배럴을 정제해 팔 때 7달러의 이익을 남긴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정유사들의 수익 가늠자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부터 상황이 심상치 않다. 정제마진은 1월 중순 이후 배럴당 6달러대다.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7달러선이 깨졌다. 통상 업계에서는 평균 정제마진이 1달러 변동할 때마다 국내 정유사의 영업이익은 분기당 2000억원 정도 오르내린다고 본다.
 
유가 상승세와 글로벌 정유시설 가동률을 고려할 때 정제마진 감소가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기한 연장에 합의, 공급 축소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올해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WTI) 등이 전주 대비 2달러 이상 오르는 현상이 잦아져 유가의 가파른 상승이 우려된다. 유가가 너무 급격히 올라 원재료 상승폭이 커지면 마진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더구나 지난해는 허리케인 하비 여파로 미국의 정유시설 가동률이 낮아 국내 업체들이 반사효과를 누렸으나 올해는 가동률이 올라 정제마진에 부정적이다.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미국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석유수요 증가와 글로벌 정제시설 감소 흐름 등 정제마진에 긍정적 요인도 있다. 실제로 대한석유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 이후 글로벌 설비증설은 줄었고 수요는 올랐다. 2014년 글로벌 정제설비 순증설 규모는 하루 평균 178만배럴이었으나 올해는 90만배럴로 5년 사이 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석유수요 증가분은 일일 90만배럴에서 140만배럴로 55% 늘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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