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언제 또 한번 보겠어요"…소외계층도 평창올림픽 함께 즐겼다
흥행·기회 제공 두 마리 토끼 잡아…부대 프로그램도 인기
2018-02-25 17:16:48 2018-02-25 18:32:0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열기가 소외계층에도 미쳤다. 다시 없을지 모르는 경기를 보는 체험이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25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조직위는 입장권을 107만장 넘게 팔아 판매율 100.2%를 달성했다. 소외계층 무료 관람이 상당수 포함된 수치다. 조직위와 지자체 등은 무료 관중 동원에 있어 소외계층에게 우선권을 줬다.
 
서울시는 4만2000장을 배부했으며, 일부 기업과 단체는 숙박과 문화 체험까지 더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는 기업 등과 협력해, 복지관을 이용하는 저소득 가정과 독거 노인 900명에게 피겨스케이팅 1경기 관람이 포함된 1박 2일 내지 2박 3일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평소에 문화 활동을 하기 어려운 소외계층에게 평생에 한 번 있을지 모르는 자국 개최 올림픽은 벅찬 경험이었다. 한국 선수의 출전 여부나 특정 종목의 선호도에 신경쓰기보다는, 올림픽 관람 그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였다고 복지관들은 전했다. 한부모 내지 수급자 엄마들은 문화 생활 기회나 아이와의 시간 모두가 부족했는데 이번 대회가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켰다. 독거 노인들은 외국 선수가 울 때 뭉클해질 정도로 '직관'에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 조의 배경 음악인 '홀로 아리랑'은 새터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8-0으로 꺾은 스웨덴 대표팀이 핀란드에게 7-2로 지는 광경도 즐길거리였다.
 
노원구의 A복지관 관계자는 "이용자들로부터 '쉽게 겪을 수 없는 경험을 겪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무수히 들었다"고 말했다.
 
올림픽 경기 말고도 각종 문화 체험이나 대관령 눈꽃 축제 등 부대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강남구 B복지관 직원은 "의외로 초콜릿·치즈 만들기 같은 체험도 나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라며 "이제 올림픽은 없지만 국내 다른 이벤트에 이용자를 데려가는 사업이 더 많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추위 때문에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미처 다 못 봤든가, 버스에서 내리고도 경기장까지 걷는데 20분 걸리거나, 노로바이러스 주의사항이 공지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안해했다는 말들이었다.
 
조직위는 "최대한 불편 사항을 해결하려 하지만 모든 문제를 다 대응하기는 힘들다"며 "노로바이러스는 아주 심각하진 않기 때문에 언론 등을 통한 주의사항 홍보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지난 21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결승 경기. 은메달을 딴 대한민국 대표팀(이승훈,김민석,정재원)이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에 화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