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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디지털 강화 위해 IT인력 대폭 확대
최고금리·수수료 인하 등 위기감 커…빅데이터 개발 등으로 장기적 체질개선 추진
2018-02-26 15:28:52 2018-02-26 15:28:52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카드업계가 디지털 분야 강화를 위해 IT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잇딴 수익성 악화 요인에 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디지털 관련부서 인원을 1년 전보다 180명가량 늘린 320명을 확보하고 있다. 3년 전인 2015년(20명)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현대카드는 향후 관련 인력은 최대 500명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들 디지털 관련 분야 인력은 개발 등을 담당하는 알고리즘 디자인 랩과 디지털 금융사업 담당인 N사업부에 배치됐다.
 
현대카드는 굵직한 인재들도 대거 채용했다. 김수정 온넷(OnNet) 대표이사는 디지털개발실장으로 영입했다. 이밖에 삼성전자 출신인 김학민 수석 엔지니어(현 알고리즘랩 실장),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에서 근무한 오승필(디지털사업본부장)씨도 영입했다.
 
현대카드는 디지털 핵심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두 달 동안 코넬과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 현지 주요 대학을 직접 방문해 엔지니어링 석·박사들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도 IT·디지털·빅데이터 등 관련 업무 인원을 지난해보다 각각 5%, 7.4% 늘렸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신입 채용 가운데 절반가량인 20여명을 디지털과 빅데이터 분석 부문에서 충원했다.
 
이들 카드사는 디지털 분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관련 분야의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디지털과 빅데이터 사업본부 산하에 인공지능(AI), 디지털 연구개발(R&D), 페이테크(Tech), 마켓센싱 등 10개의 셀(Cell)조직을 구성했다. 하나카드 역시 핀테크사업부와 미래사업추진부를 디지털마케팅부, 디지털혁신부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앞다퉈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데는 올해 수익성 악화에 장기적으로 대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에 단행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충당금 규제에 이어 지난 8일부터는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수익성 지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신용평가가 조사한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0%에 불과했다. 이는 1년 전보다 0.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지표로, 수치가 작아질수록 총 자산 대비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일시적으로 일회성 자산을 매각하거나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성 하락을 막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카드업계는 올해가 큰 위기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빅데이터를 고도화해 연체율을 낮추고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한 카드사들은 도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카드업계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분야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왼쪽부터)현대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본사.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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