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변호사 2만 4000명을 시대를 맞으면서 사실상 무한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법률 서비스'가 국내 로펌에 처음 도입된다.
국내 10위권 로펌인 법무법인 대륙아주(김대희 대표변호사)는 27일 법률자문 관련 기술업체 '인텔리콘 메타연구소'(대표 임영익 변호사)와 함께 법률 AI 도입과 공동개발을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인텔리콘이 대륙아주에 도입하는 대표적인 인공지능 시스템은 '유렉스'로 인공지능에 의한 자연어처리와 법률추론, 시각화를 특징으로 한다. 자연어처리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문장과 표현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법률적인 의미로 바꿔 이해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몰래카메라로 여성의 다리를 촬영'이라고 입력하면 이를 법률 용어인 '성폭력'으로 바꿔 이해하는 등 법률 문헌을 학습하고 그 결과에 대해 변호사들이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도록 개발됐다.
판례와 법령만을 제시하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질문에 관해 가장 근접한 법령들과 판례를 추려낸 뒤 하나로 묶어 유기체처럼 서로 간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그중에서 핵심이 되는 법령과 판례들은 더 큰 원으로 표시해 중요도를 나타낸다.
이날 프레젠테이션(PT)을 한 임영익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대표는 인공지능과 법률의 접목을 역사를 중심으로 설명하며 기술을 직접 시현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왕따 당해 자살'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민법, 국가배상법 등 질의어와 관련된 법률과 판례가 나온다.
이 밖에 시행령과 행정심판, 법령 해석까지 찾아내 연간 판례 그룹을 보여주며 판례의 색을 민사, 행정 등 법적 성격에 따라 다르게 제공한다. 연도 속성에 따라 제공하는 정보의 범위를 좁히거나 넓힐 수 있다. 임 대표는 "법률 자료 검색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나아가 계약서 작성이나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을 법률에 접목한 '리걸 테크(Legal tech)'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변호사와 AI 전문가로 구성된 인텔리콘은 '아이리스','유렉스', 법률 챗봇 로보(Law Bo)' 등 여러 법률 AI 서비스를 개발한 국내기업이다. 지난 2016년부터 2년 연속 톰슨로이터 후원 세계 법률 AI 경진대회에서 우승했다.
김대희 대륙아주 대표 변호사는 "AI가 제공하는 여러 가지 법률적 파생 이슈들을 보고 인간의 한계라는 것을 절감했다"며 "이런 기술 등을 통해 폭넓고 수준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대륙아주는 IT에 관심과 재능을 가지고 있는 30대 초반에서 후반까지 젊은 변호사 8명으로 구성된 '리걸프론티어'라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일차적으로 AI 법률서비스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들로부터 사용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개선한 뒤 150명의 소속 변호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27일 인텔리콘 메타연구소와 법률 AI 도입과 공동개발을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사진/법무법인 대륙아주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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