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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발행은 활발·유통은 냉랭
전문가들 "큰 폭의 금리 상승에 거래량 감소"
2018-03-04 12:00:00 2018-03-04 12: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지난달 회사채 시장은 발행과 유통에서 온도차를 나타냈다. 발행시장은 연이어 오버부킹을 기록하며 흥행한 반면, 유통시장의 거래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회사채 발행액은 9조5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발행액이었던 5조3724억원에서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발행액 증가는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 덕분이다. 2월 진행된 회사채 수요예측 대부분이 오버부킹 됐으며, 초우량물들은 크게 흥행했다. 지난달 8일 진행된 SK텔레콤(AAA)의 경우 3000억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서 1조200억원의 수요가 몰렸고, LG화학(AA+)은 5000억원 모집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2조1000억원의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기존 예상보다 더 많은 회사채 수요를 발행했다. 호텔롯데(AA0)는 15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현대건설(AA-)은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렸고, SK텔레콤(AAA)도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수요예측에서 2조원의 오버부킹을 기록한 LG화학(AA+)은 기존 5000억원 발행에서 2배 늘린 1조원으로 발행을 확정했다.
 
반면 유통시장은 거래량이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장외채권 시장에서 회사채 거래량은 9조80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11조7730억원 보다 16.71%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금리 급등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으나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의 온도차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AA등급 뿐 아니라 A등급 기업들의 발행도 호조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유통시장에서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정호 DB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1월에 이어 회사채 발행이 흥행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유통시장은 거래 물량도 많지 않았고, 단기물을 중심으로 약하게 진행됐다”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촉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회사채 발행액이 늘어난 반면, 유통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근무하고 있는 딜러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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