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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수익성 강화 위해 중금리대출 강화
KB국민·하나카드 등 중신용자 전용 대출 상품개발 추진
2018-03-07 15:13:04 2018-03-07 15:13:04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카드사들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인하와 법정 최고금리 하락 등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그간 중금리시장을 장악해온 저축은행들은 금융당국에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는 방안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중신용자 전용 대출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카드업계 최초로 판매한 중금리 대출상품 '생활든든론'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자, 신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의 누적판매액은 지난 1월 기준 3000억원을 돌파했다. 대출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 7.5~14.91%다. 대출가능금액은 최고 2000만원, 대출기간은 최장 24개월(거치 기간 최장 3개월 별도 설정 가능)이다.
 
하나카드 역시 연내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카드 계열사인 KEB하나은행과 연계해 고객을 모집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를 세분화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카드가 없어도 본인 명의 휴대전화 등 기본 조건만 채우면 24시간 5분 안에 대출 실행이 가능한 '비회원론'의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의 주주사인 BNP 파리바 카디프생명과 연계해 오는 6월 말까지 500만원 이상 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안심보험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대출 상환에 보험을 들어주는 서비스는 카드업계에서 최초다.
 
이 보험은 신한카드가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단체보험 형태로, 돈 갚을 사람이 상환 기간 중 사망하거나 80% 이상 중증 장해를 입으면 보험사가 고객 대신 채무액을 100만원부터 변제하게 된다.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데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최근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한·KB국민·우리·하나 등 은행계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1382억원으로 전년(1조2180억원)보다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중소·영세가맹점의 범위 확대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 하반기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됐다. 신한·하나·KB국민·우리 등 은행계열 카드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9217억원에 달해 1년 전보다 51%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카드사의 하반기 당기순이익은 상반기의 절반 수준인 5000억원대에 불과했다. 특히, 4분기에 이들 카드사의 순이익은 총 225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4.2% 급감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본격화된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지난 2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중금리대출의 경우 기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고객을 활용해 빠르게 시장안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중금리대출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자, 기존 중금리시장을 장악해왔던 저축은행들도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마진이 거의 없는 사잇돌 등 정책금융 상품 판매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는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제외하는 방안을 금융당국에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대안으로 중금리대출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카드업계 최초로 출시한 중금리 대출 상품인 '생활든든론'. 사진/KB국민카드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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