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230여개 기업 "투명하고 공정한 비즈니스" 서약
7일 ‘페어플레이클럽 서밋 및 반부패 서약 선포식’ 열려
“비즈니스에도 정정당당한 윤리경영 필요”
입력 : 2018-03-12 08:00:10 수정 : 2018-03-12 08:00:10
페어플레이클럽은 세계은행과 지멘스 청렴성 이니셔티브(Siemens Integrity Initiative)가 후원하는 반부패 프로젝트다. 2015년부터 3년간은 산업·지역·국가의 특성을 살린 반부패 교육, 조사연구, 인식 제고 활동을 통해 투명윤리경영 문화 확산 운동을 전개했다. 글로벌경쟁력강화포럼이 주관하는 페어플레이클럽은 산업통상자원부, 국민권익위원회, 금융위원회, 행정안전부, 외교부가 후원한다.
 
공정하고 깨끗한 사업 환경 조성을 위해 페어플레이클럽은 ▲협력구축 ▲역량구축 ▲공동노력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지난 3년간 7개 산업협회, 7개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상공회의소, 7개 주한 대사관 및 주한 상공회의소와 협업했다. 산업별·지역별·국가별 공동노력을 바탕으로 한 21차례의 페어플레이클럽 세미나에서 21명의 전문가와 28명의 기업 준법윤리경영 및 CSR 담당자가 지식과 경험을 공유했고, 자체 연구 발간 자료 등을 바탕으로 1100여 명이 넘는 실무자들의 반부패 역량을 강화했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는 지난 7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페어플레이클럽 서밋 및 반부패 서약 선포식’을 열었다. 올해 페어플레이클럽 서밋에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비즈니스를 약속하는 페어플레이원칙’에 230여 기업 및 기관이 서약했다. 서약기업 중에는 서비스 업종(29%)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제조업(13%), 전자정보통신(10%), 기계(9%) 순이었다.
 
반기문 UNGC 한국협회 명예회장은 축사를 통해 “뇌물과 같은 부패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악순환을 만들며 가장 취약한 계층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문제를 미친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며 “스포츠에 페어플레이가 필요하듯 비즈니스에도 정정당당한 윤리경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부패 동향 및 민간 부문의 대응
이어지는 분과 세션에서는 ▲글로벌 반부패 동향 및 민간 부문의 대응 ▲반부패 공동노력 ▲반부패 리스크 관리 및 준법윤리경영 시스템에 대한 국내외 국제기구·학계·언론·시민사회·기업·전문가의 깊이 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되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김원영 과장은 ‘청탁금지법 시행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 동안 거둔 성과를 분석했다. 김 과장은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후 부패에 대한 윤리적 민감성이 증가해 사회 전반의 청렴 인식이 제고되었으며, 금품수수 신고 중 자진신고율이 65%에 달하는 등 음성적 청탁·접대의 신고·적발이 현실화되었고, 상위 500대 그룹 접대비 규모가 2016년 상반기 1143억 원 대비 970억 원으로 15% 감소하였다고 밝혔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1년을 맞이한 2017년 9월,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에 찬성한다는 여론이 89%나 되는 등 국민적 지지 또한 확보되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을 국제사회에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드루 스폴딩 미국 리치먼드대 교수는 “지난해 기념비적인 부정청탁금지법을 제정하고 공격적으로 시행한 한국이 국제사회 반부패 운동의 리더로 입지를 굳혔다”고, 베텔스만(Bertelsmann) 재단은 2017년 9월 지속가능거버넌스지수(SGI) 결과를 발표하며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은 한국의 부패 척결을 위한 중요한 제도적 발전”이라고 각각 평가했다.
 
김 과장은 향후 과제로 시행 여건 및 상황을 고려하여 공직자의 사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직무수행을 제한하는 ‘이해충돌방지법’의 입법을 추진하고, 민간부문에 대한 부정청탁은 공무원 행동강령 개정을 통해 반영하는 것을 꼽았다. 이러한 과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박은정 국민권익위 위원장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5개년 반부패 종합대책 마련, 경제계, 언론, 학계, 시민사회 등 사회 각계가 참여하는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구성, 기업의 반부패 윤리경영 지원 등을 통해 사회전반에 청렴문화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과 일치한다.
 
한국투자증권에서 법무·준법감시·금융소비자보호를 총괄하는 ‘컴플라이언스 본부장’을 맡고 있는 설광호 상무는 기업 사례발표에서 “한국투자증권에서 대표이사 직속 독립본부로 존재하는 ‘컴플라이언스 본부’에서 불완전한 금융투자상품을 제조 및 판매 시 관련 수익 차감제도를 도입하는 등 실천적 제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정립해 개발부터 판매 이후까지 단계별로 프로세스를 구축했으며, 이에 대한 우수 지점 및 직원 포상제도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설 상무는 한국투자증권 컴플라이언스 제도를 “편익 제공, 불공정거래, 이해 상충, 직무정보 이용, 횡령·배임 등 취급상품에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영업행위별 불건전거래 점검, 임직원 자기매매 점검, 이해관계인 내부거래 점검 강화 등에 관한 체계를 구축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준법감시인이 사내 위임전결 규정 상 본부장 이상 모든 결재를 검토하고, 투자 및 비용 지출 역시 모두 검토하는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해 시장과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장기 영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정책협력 법무실의 김금선 변호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플라이언스 분석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고위험 거래(high risk deals)’에서 업계 정보와 조사를 통해 과거 컴플라이언스로 문제가 된 연관요소를 찾는 것이다. 이러한 거래는 규모와 복잡성, 그리고 누적 통계가 방대하기 때문에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에 선제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업 주기와 사업 방식을 통한 고유 리스크 이해 ▲연관된 데이터 내·외부 수집 ▲거래 흐름 파악을 통한 분석 ▲책임과 후원, 오너십 등 거버넌스 모델 구축 ▲실무진 상호 교육을 통한 프로그램 정착 ▲주요 사건·사고 분석 및 프로그램에 실무진 피드백 반영 등의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반부패 공동 노력: 페어플레이클럽 프로젝트 파트너 기관 사례발표
‘반부패 공동 노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의 첫 번째 발표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윤리위원회의 조민아 법제 분과장이 맡았다. 조 분과장은 부정청탁금지법 도입 이후 2017년 11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공정경쟁규약이 개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2018년 1월부터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 등에 관한 지출보고서’를 작성·보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의 범위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을 포함한다.
 
조 분과장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반부패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최근 대한의학회 임원아카데미에서 학술대회 주최자를 명확하게 해서 사업자의 과도한 지원을 방지하고, 규약에 따라 지원되는 전시·광고에 대해 기준을 제안하여 공정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 의료분야 리베이트 관행 개선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반부패 관련 법령교육을 했다고 밝혔다.
 
이이동 서울특별시 감사총괄팀장은 서울시가 2015년 7월 독임제 감사관을 시장 직속의 합의제 행정기구인 ‘감사위원회’로 전환한 이후 자체감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감사위원회 출범에 따른 주요 성과로는 감사계획 수립부터 결과 처리 등 모든 단계에서 독립적인 업무 수행이 이루어져 독립성과 투명성이 강화된 것, 그리고 기존에는 독임제 감사관이 단독으로 처리하던 감사를 감사위원들의 합의 과정을 거치게 되어 감사의 공정성·객관성·적절성·신중성이 확보된 것을 꼽았다.
 
이 팀장은 서울시가 앞으로 반부패 청렴정책을 추진하면서 부패 무관용 원칙인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강화해 비위 발생건수를 줄이고, 공직비리 통합신고센터를 운영해 부패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트너 기관 사례 발표는 주한영국대사관 경영환경 및 기후 외교팀의 데이비드 마키 팀장이 맡았다. 마키 팀장은 반부패 정책으로 국가 안보를 확보하고, 국내외 사업 환경을 통해 번영을 얻으며, 국민의 신뢰를 높여서 영국 국익을 증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17년 12월 발표한 ‘영국 반부패 전략’을 통해 국내외 부패 감소를 위한 5개년 계획을 강조했다. 영국은 이 전략에서 ▲국내 고위험 섹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거래자 위험 감소 ▲국제 금융중심지로서 영국이 가지는 위상 강화 ▲공공 및 민간 부분에서 청렴 강화 ▲공공조달 및 보조금 지급에서 부패 감소 ▲글로벌한 사업여건 조성 ▲타 국가와 연합을 통한 반부패 감소 등을 제시했다.
 
마키 팀장은 주한 영국대사관이 작년부터 한국 글로벌콤팩트 네트워크 및 한국 영국왕립표준협회(BSI)와 함께 국방 영역 반부패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키 팀장은 “영국 정부의 번영기금(prosperity fund)을 활용해 한국 국방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 영국의 사례를 도입하는 것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자발적 기업시민 이니셔티브 유엔글로벌콤팩트
유엔 글로벌콤팩트는 기업이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기업의 운영과 경영전략에 내재화시켜 지속가능성과 기업시민의식 향상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는 세계 최대의 자발적 기업시민 이니셔티브이다. 2000년 7월 창설된 유엔 글로벌콤팩트에는 현재 전 세계 161개국 1만2000여 회원(9700여 기업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자발적 이니셔티브인 만큼 기업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법적 강제력을 갖지는 않으며, 하나의 기준 및 경영 관리 시스템을 지칭하는 것 또한 아니다.
 
이동건 유엔 글로벌 콤팩트 한국협회장은 “페어플레이클럽을 통해 많은 기업 및 기관 관계자 여러분들이 투명하고 청렴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모아주셨다”며 “지금처럼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데 공동으로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페어플레이클럽 서밋 및 반부패 서약 선포식’에서 참가자들이 서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이상엽 KSRN기자
편집 KSRN집행위원회(www.ksr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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