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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치인트’ 오연서, “차갑다구요? ‘홍설’처럼 완전 여성스러워요!”
홍설과 닮아 캐스팅 0순위…의상·헤어스타일 등 꼼꼼히 연구
2018-03-12 11:47:42 2018-03-12 11:47:4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연예계 대표 ‘고양이상 미녀’ 오연서는 ‘차가운’ 이미지다. 다소 강한 이목구비는 그를 모르는 상대방에게 사실 약간의 선입견을 준다. 쉽게 다가서기 힘들다. 하지만 그와 아주 짧은 시간만이라도 아니 인사 한 번 만 나눠도 알게 된다. 세상 최고 부드러운 여성스런 오연서란 것을. 그래서 오연서는 자신을 강한 여성으로만 보는 주변 시선이 조금은 못내 아쉽기도 하다고. 드라마 속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억척스럽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모습이 그랬던 것도 이유다. 알고 보면 오연서는 멜로틱한 성격이 강한 ‘천상여자’인데도 말이다. 웹툰 역사상 최고 히트작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영화 기획 당시에도 어쩌면 그를 알아 본 관계자들이 오연서를 캐스팅 0순위로 둔 이유도 그랬기 때문일 것이다.
 
‘치인트’ 언론 시사회가 열린 다음 날인 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오연서는 밝은 웃음으로 첫 인사를 대신했다. 드라마 ‘화유기’가 종영했고 두근거리던 ‘치인트’가 드디어 언론에 첫 선을 보였다. 지금까지 굵직한 영화를 몇 편 소화해 왔었지만 이번 영화는 좀 다르게 다가온다. 묘한 두근거림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오연서.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가 정말 즐겁게 보던 웹툰이에요. 워낙 인기가 있었잖아요. 그리고 드라마로도 만들어 졌고. 드라마도 꼬박꼬박 챙겨보진 않았지만 김고은씨가 정말 최고로 ‘홍설’을 잘 연기해주셨고. 그런 작품인데 영화로 만들어지고 제가 고은씨에 이어 2대 ‘홍설’이라니. 아휴. 부담감 100배였죠. 그럼에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딱 영화가 너무 고픈 시기였어요. 특히나 ‘치인트’의 구조가 너무 마음에 들었죠.”
 
원작인 웹툰이나 드라마 그리고 영화 모두 ‘치인트’는 여주인공 ‘홍설’의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흘러간다. 그의 시선이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와 상황을 설명하면서 흘러간다. 관객들은 오롯이 ‘홍설’의 시선과 감정을 느끼며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 그가 느끼는 모든 것이 관객들의 것이 되는 셈이다. 우선 제작진도 마찬가지였고, 오연서 본인도 배역 싱크로율에 만족한 눈치다.
 
“제가 캐스팅 0순위였단 말을 전해 들었어요. 하하하. 원작 속 ‘홍설’과 너무 닮았다고(웃음). 원작 팬들이 온라인에 닮은 꼴 배우로 올리시기도 했고. 우선 닮으려고 의상, 헤어스타일 등을 많이 연구했어요. 누가 봐도 대학생으로 보여야 한다는 게 관건이었죠. 제 나이에 대학생이라. 하하하. 사실 저 말고도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에요. 그런데 완성본을 보니 정말 후반작업의 승리였더라구요. 하하하.”
 
오연서. 사진/리틀빅픽처스
 
하지만 무엇보다 오연서에게 ‘치인트’가 설레였던 점은 배우 인생에서 마지막 캠퍼스물이라고 생각했단다. 극중 ‘홍설’의 성장담이 주된 포인트인데, 자신의 청춘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낀 부분도 많았고. 결과적으로 오연서 스스로가 서 있는 청춘의 마지막 끝자락을 멋지게 장식할 작품이 될 것이라 느꼈다.
 
“캐스팅 제안이 들어오는 작품들은 보면 강하고 자극적인 영화들이 많아요. 무거운 얘기도 대부분이고. 캠퍼스 장르가 최근 영화계에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출연 선택을 했을 때도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그 걱정의 이유도 충분히 알고 있고. 부담? 어떤 작품이나 들어가기 전에는 부담 100배에요. 근데 제 성격이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단 하고 후회하자’에요.”
 
즐겁게 촬영한 만큼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도 연일 해피했단다. ‘치인트’를 통해 처음 만나본 동료 배우들이다. 자신에 대한 이미지 선입견도 알고 있는 오연서다. 함께한 동료들에 대한 선입견도 분명 있었다고. 하지만 촬영 기간 동안 호흡한 이들은 자신이 알고 느꼈던 점과는 분명 달랐다. 진심이 많았고, 자신보다 주변을 먼저 배려하는 젠틀함이 몸에 벤 그들이었다고 감사해했다.
 
오연서. 사진/리틀빅픽처스
 
“해진 오빠는 굉장히 차가워 보이잖아요.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그런 역할들도 많이 하셨고. 말수도 적고. 하하하. 근데 막상 함께하면 완전 달라요. 젠틀맨이에요. 주변에 대한 예의가 엄청 바르신 분이에요. 저한테도 끝까지 ‘연서씨’라고 하시고(웃음). 거리를 둔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게 몸에 벤 분이시더라구요. 기웅 오빠는 극중 ‘백인호’랑 똑같아요. 하하하. 그래서 연기할 때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진짜 의외는 종혁 오빠에요. 현장에서의 집중력이 굉장해요. 장난기 넘치는 분이신데 ‘슛’ 들어가면 최고에요. 캐릭터도 그래서인지 진짜 나쁘게 나오셨고. 하하하.”
 
여러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오연서가 연기한 ‘홍설’은 박해진의 ‘유정 선배’ 그리고 박기웅의 ‘백인호’와 많은 장면을 함께 한다. ‘유정 선배’의 여자 친구이면서도 ‘인호’와 묘한 썸 분위기도 자아낸다. 학창 시절 수많은 남자 선배에게서 대시를 받았을 것 같은 오연서다. 실제 연애 감정과 현실 속 ‘유정 선배’ 그리고 ‘백인호’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아휴~ 저 완전히 맹탕이었어요. 우선 학창시절엔 흔한 미팅도 한 번 못해봤고. 그 때도 활동하던 시절이라. 유명한 연예인도 아니었는데 그냥 생계형이다보니. 하하하. 대학 시절에는 그냥 남자 후배 같은 오연서였어요. 정말 재미없게 보낸 것 같아요. 사실 좀 그게 아쉽기는 해요(웃음). 만약 대학 시절로 돌아가서 유정 선배나 백인호 같은 남자가 저한테 대시하면? 전 사실 둘 다 싫어요. 굳이 따지자면 이성적인 유정 선배 절반, 현실적인 백인호 절반이 섞인 남자?(웃음)”
 
오연서. 사진/리틀빅픽처스
 
잠시 대학 생활 얘기가 나왔다. 졸업한 지 6년이 흘렀다. ‘치인트’를 촬영하면서 잊고 지냈던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고. 돌아가면 미팅도 해보고 연애도 해보고 싶다. 무엇보다 조금은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제대로 된 학창 시절을 느껴보고 싶다고. 함께 호흡하는 그 시절의 패기가 그립단다. 말 뿐이 아니라 공부도 제대로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
 
“지나면 소중하단 걸 알게 된다고 하잖아요. 정말 공부 좀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교양 수업도 좀 열심히 들어보고 싶고. 동기나 선후배들과 정말 친하게 지내면서 웃고 떠드는 대학 생활의 추억을 간직해 보고 싶어요. 촬영이나 스케줄이 있으면 어쩔수 없이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 때마다 스스로 의도적으로 졸업 작품이나 기말 작품을 함께 해도 작은 역할이나 스태프를 자처했고. 팀에 피해가 가면 안 되잖아요. 기말이나 졸업작품 주인공 한 번 꼭 해보고 싶었는데(웃음)”
 
드라마 ‘화유기’가 종영했다. ‘치인트’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당분간은 영화 홍보에 집중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가려고 한다. 후속작은 언제나 그랬듯 드라마 영화 모두 열려 있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영화가 조금 비중이 높을 것 같다. 특색 있는 여성 캐릭터를 살려낸 작품이라면 주저 없이 선택할 것 같단다. 꼭 한 번 출연해 보는 꿈을 꾸고 있다고.
 
오연서. 사진/리틀빅픽처스
 
“케이퍼 무비를 아주 좋아해요. 멀티 캐스팅으로 나오는 영화(웃음). 되게 멋지잖아요. 아~ 해볼 수 있을까. 얼마 전에 본 여성판 ‘고스트버스터즈’도 너무 좋아해요. 뭔가 원작을 비트는 듯한 맛이 있는 영화나 작품. 되게 짜릿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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