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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오토바이 이동 거부' 21명 석달째 대기…"투쟁 불사"
"미래 고용 불안해"…이륜차부문 지난해 57억 적자
2018-03-19 16:57:49 2018-03-19 16:57:49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대림산업의 신설법인 대림오토바이가 출발부터 순탄치 않다. 올해 대림자동차에서 인적분할로 독립했지만, 기존 이륜차사업 부문 인력이었던 20여명이 이동을 거부하며 약 두 달 반 동안 대기발령 중이다. 이들은 이 달까지 다른 곳에 발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자동차 내 이륜차사업 관련 인력 21명이 석 달 가까이 대기발령 중이다. 올해 1월1일 대림자동차의 인적분할 이후 자동차부품사업을 담당하는 기존 대림자동차와 이륜차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대림오토바이로 나눠진 시점부터다.
 
분할 전 이륜차사업 관련 인력은 148명이었다. 이 가운데 104명이 대림오토바이로 이동에 동의했고, 이동을 거부한 나머지 44명은 대기발령 상태로 남았다. 분할 후 다시 16명이 대림자동차로 발령을 받았고, 7명은 대림오토바이 소속에 동의하면서 현재 대기발령 인원은 21명이 됐다.
 
노조는 이달까지 발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경수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대림자동차지회장은 "이후 발령과 관련해 이번주까지 회사측 의견을 들은 후 4월1일 이전에 발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상경 투쟁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대림오토바이로의 이동을 거부하는 데는 미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이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3종을 생산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이조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불안한 상황"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내에서는 수리 등을 맡을 최소한의 인력만 필요해 고용 불안도 크다"고 말했다.
 
대림자동차의 이륜차사업은 1978년 설립 이후 연 30만대 이상 판매하며 승승장구했지만 1990년 후반부터 시장이 점차 위축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대림산업이 이륜차사업을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이륜차사업을 분리해 KR모터스에 팔고자 했지만 인수가격의 적정성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분할 전인 지난해 대림자동차의 영업이익은 자동차부품사업이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4억7300만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륜차사업 부문이 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탓이다. 희망퇴직금 29억원까지 더하면 이륜차 부문에서만 80억원 이상 적자를 본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목표는 10억원 수준이었지만 매각 얘기가 나왔던 7월부터 생산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손실이 커졌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생산공정. 사진/대림오토바이 홈페이지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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