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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가 차곡차곡…이통사, 어린이 AI 고객 ‘모시기’
데이터 축적-AI 고도화-사용자 증가로 ‘선순환’ 이끌어
2018-03-20 17:07:11 2018-03-20 17:07:11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헤비유저(Heavy User)는 단연 아이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긴 다리가 뭐야?”, “가장 높은 건물은?” 아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AI에 묻는다. 대답이 시원찮아도 상관없다. 어른들이 AI 활용에 소극적인 반면, 아이들은 친구처럼 AI와 함께 논다. 이통사들이 어린이 고객에 주목하는 이유다. AI플랫폼 진화에 필수적인 데이터 수집에서 아이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4월 ‘준×누구’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 어린이 전용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한다. 지난해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쿠키즈워치 준3’에 AI플랫폼 ‘누구’를 탑재한 이후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디바이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아이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아이들은 친구를 대하듯 AI와 대화하면서 사용 데이터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AI의 지향점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 감성 대화를 나누는 수준일텐데, 여기서 아이들이 AI와 교감하며 축적하는 데이터들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핵심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유플러스도 지난 7일 자사 AI 서비스와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를 접목한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를 선보였다. 업계 최초로 AI 서비스를 아이 목소리로 제공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목소리 인식률을 높여 아이 말을 정확히 알아듣고 친구처럼 답해주는 어린이용 AI라는 설명이다.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에도 “잘 못 알아들었어요. 다시 말씀해주세요”가 아닌 “소리가 안 들려! 마이크를 눌러 줘”라고 답하며 실제 대화하는 느낌을 주는 식이다.
 
KT 역시 지난달 AI비서 ‘기가지니’를 적용한 어린이용 스마트워치폰 ‘무민키즈폰’을 출시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핀란드 국민 캐릭터 무민을 적용하고, 무전기 기능이나 영어노래 콘텐츠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이통사들도 데이터 기업”이라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 고도화가 이뤄지고, 이것이 사용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들이 AI 서비스의 주요 고객으로 어린이 고객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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