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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카드 수수료율 추가 인하 '드라이브'
다음달 적격비용 산정 용역 회계법인 선정…카드사들 "추가 인하 여력 없다 설득"
2018-03-22 16:11:20 2018-03-22 16:11:2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추가 인하를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금융당국은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가 참여한 가맹점 수수료율의 원가에 해당하는 적격비용을 산정하는 TF을 구성하고 다음달 초에 연구용역을 담당할 회계법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를 위해 회계법인을 선정할 경우 추가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금융감독원, 여신협회, 카드사들이 참여한 가맹점 수수료율 원가 책정을 위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이 TF팀은 내년 1월부터 3년간 적용되는 가맹점 수수료율의 원가에 해당하는 적격비용을 산정하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음달 초에는 세밀한 수수료 원가를 책정하기 위해 회계법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회계법인은 카드사들이 추가로 가맹점 수수료률 낮출 수 있는 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현행 최고수수료율(2.5%)의 추가 인하 여력 조사 ▲우대수수료율을 받고 있는 영세가맹점(연 매출액 3억원 이하 0.8%)과 중소가맹점(연 매출액 5억원 이하 1.3%)의 범위 확대 적용 여부 검토 등이다.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카드사 수수료율을 낮추려는 데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7월 신용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를 추진하기로 한데 이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카들사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수수료율 하락으로 지난해 수익이 크게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도 카드업계 영업실적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잠정)은 1조2268억원으로 1년 전(1조8132억원)보다 32.3% 감소했다. 이는 카드대란(2003~2004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2005년(3423억원) 실적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카드사용액과 카드대출 등은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788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 증가했다.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역시 98조4000억원으로 0.5% 늘었다. 카드사가 영업을 못해서가 아니라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이 당기순이익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수수료율 산정 작업을 외부 회계법인에 맡긴 것은 추가 수수료율 인하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TF를 통해 업권 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추가로 인하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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