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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통신 가속화하는 이통사들
주총서 전략사업 정관 추가…M&A로 먹거리 확대 재편도
2018-03-26 17:29:59 2018-03-26 17:29:59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주력 통신사업을 넘어 스마트에너지나 드론 등 신산업 분야에 진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각 사 전략사업들이 사업 목적으로 새롭게 추가되고, 기업 지배구조와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진 것도 이같은 탈통신 흐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KT는 지난 23일 정기 주총에서 정관 일부를 변경하며 3개 목적사업을 추가했다. KT가 5대 플랫폼 중 하나로 뽑은 스마트에너지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전기안전관리대행업’과 ‘종합건설업’을, 또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디자인업’을 목적사업에 새로 포함시켰다.
 
앞서 황창규 KT 회장은 ▲스마트에너지 ▲미디어 ▲금융거래 ▲기업·공공가치 향상 ▲재난·안전·보안의 5대 플랫폼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도 “5G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플랫폼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며 플랫폼 관련 전략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역시 그동안 5G, AI, 홈미디어와 함께 4대 핵심사업으로 뽑았던 드론사업을 올해 주총에서 목적사업으로 추가했다. 이미 맞춤형 LTE 드론부터 클라우드 관제, 종합 드론보험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LTE 드론 토탈 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이번 정관 변경에 담긴 내용도 ‘무인비행장치(관련 모듈 포함)의 구입, 제조, 판매 및 대여업, 정비, 수리 또는 개조 서비스, 무인비행장치사용사업 등’으로 드론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지난 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드론쇼 코리아’에 참석한 박준동 LG유플러스 미래서비스사업부장은 “국내 드론사업을 3년내 싹슬이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SK텔레콤은 이번 주총에서 목적사업 추가 안건은 없었지만, ADT캡스 인수나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와 관련해 관심을 끌었다. 현재 SK텔레콤은 보안전문기업 ADT캡스 인수로 자회사 SK텔링크 NSOK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사물인터넷, AI기술 등을 보안사업과 결합하면 업계에서 우위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1일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우리가 MNO(이동통신)으로만 평가받는 것이다. MNO 실적만으로 성과를 인정받으니 주주가치도 약한 것”이라며 “그룹 내 ICT그룹이 어떻게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ICT기술이 전 산업에 융합되는 추세”라며 “실제 이통사 매출도 갈수록 통신 매출은 줄어드는 반면, 미디어나 신산업이 매출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0일 드론을 활용한 재난현장 실시간 영상전송 시스템을 서울 서초구에 구축했다. 사진/LG유플러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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