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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규제 일몰 앞두고 KT-반KT 전선 분열 조짐
KT “예정대로 일몰”…SKT·LGU+, 케이블TV 인수 검토
2018-03-27 18:18:55 2018-03-27 18:18:5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오는 6월 일몰 예정인 가운데, KT와 반(反)KT 진영 간 갈등이 예전과 다른 분위기다. 규제 대상이던 KT는 합산규제 일몰을 주장하고,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은 이에 맞서 여전히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이점은 케이블업계와 반KT 진영에서 한 목소리를 내던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 LG유플러스가 합산규제 일몰과 관련,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이동통신사가 홈미디어 사업 경쟁력을 위해 케이블TV 인수 등을 검토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 이통사와 유료방송 사업자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합산규제 이슈를 둘러싸고 대립하던 KT와 반KT 진영 간 전선에 균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산규제 대상이 KT이다 보니 나머지 사업자들이 처음부터 반KT 진영으로 분명히 구분됐던 것”이라며 “그런데 KT 외 다른 이통사들도 케이블TV 인수합병 이슈들이 나오면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는 지금도 KT 견제가 필요하단 입장이지만, 예전과 같이 이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IP)TV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시장에서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가입자 점유율은 30.45%로 가장 높다. 합산규제 논의는 지난 2010년 KT가 스카이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촉발됐다. 그러다 2015년 6월 3년 기한으로 합산규제가 적용됐고, 법 개정이 없다면 오는 6월27일 자동 일몰된다.
 
그동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케이블업계와 함께 “KT가 유료방송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며 합산규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조금 미묘하다. 업계에서는 합산규제 일몰 시 두 이통사가 케이블TV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유료방송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설이 불거졌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특정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케이블TV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LG유플러스든, SK텔레콤이든 통신사와 케이블TV의 인수합병이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최근 홈미디어 사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더욱 케이블방송 시장을 매력적으로 느낄 것”이라며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유료방송 등에 더해 최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까지 결합한 상품으로 타사 대비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이 오는 6월 예정된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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