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당국 "예대마진 높다" 압박…저축은행 "억울하다"
금감원, 내달 초 저축은행 검사 예고…업계 "원가율 감안해야"
2018-03-28 17:45:55 2018-03-28 17:45:55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금융당국이 높은 예대마진 압박에 나서자 저축은행들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과도한 예대마진차로 저축은행들이 수익을 높이고 있다며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리스크 감사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등 대출원가율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타 금융권보다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2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예대마진 검사 압박은 저신용자 영업 현황을 모르는 관리감독 방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고금리를 받으며 예금금리 인상률은 낮다며 저축은행을 향해 쓴소리를 낸 후 다음달 초 과도한 예대마진차에 대한 강도 높은 저축은행 검사가 예고된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 등을 포함한 대출원가율이 시중은행에 비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단순 예대마진차이만 지표로 삼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초 예정된 금융감독원 검사는 저축은행의 예대마진차가 타 금융권보다 현저히 높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기준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는 8.95%에 달했다. 이는 타 금융권보다 최대 5~6배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신용조합의 예대마진은 2.47%에 불과했다. 상호금융(2.16%), 새마을금고(1.87%), 시중은행(2.32%)도 예대마진이 1~2%대에 불과했다.
 
예대마진이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로 금융기관의 수익을 말한다. 예대마진이 클 수록 금융기관의 수익을 커진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경우 최근 예대마진차에 영향을 미치는 대출금리가 타 금융권보다 크게 상승했다.지 난 1월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지난해 12월 기준 10.50%에서 11.42%로 0.92%포인트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신협(0.02%포인트)이나 상호금융(0.02%포인트), 시중은행(0.07%포인트) 등은 모두 대출금리가 하락했다.
 
그 결과,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1조67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순이익 중 예대금리차에 따른 이자 수익 역시 1년 전보다 6169억원이 늘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 과도한 예대마진차를 이용해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를 과도하게 산정하며 높은 실적을 낸 것으로 볼 수 있는 점이 있다"며 "(이번 검사에서)예대마진차를 산정한 기준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을 고리대금업자로 몰아가고 있다며 억울함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을 단순 예대마진차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업계가 제시한 지표는 대출원가율이다. 대출원가율이란 대출자의 연체율 등 금융사가 실제로 받지 못한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예금보험공사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주요 대출 신용등급인 4~7등급 신용자의 대출원가율은 13~20%에 달한다. 반면, 시중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는 대출원가율의 경우 1%에 불과하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과거 예대마진차가 높았던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도 힘들어졌다"며 "이번 검사는 당국이 저축은행을 볼모로 압박하는 것에 불과과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높은 예대마진차를 보이는 저축은행을 겨냥해 검사를 추진하자 저축은행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 영업점.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