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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다진 중견건설사…상환능력 개선세
저금리 기조 속 주택사업 호황 덕
2018-04-08 15:30:12 2018-04-08 15:32:23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한 때 좀비기업으로 낙인 찍혔던 중견건설사들의 빚갚는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시장 호황까지 이어지면서 주택사업 비중이 큰 중견사들의 채무상환능력이 좋아진 것이다. 다만 올해는 주택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동시에 조달금리까지 상승하면서 개선세는 다소 꺾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8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중견 건설사들의 이자보상배율(연결 기준)이 많게는 3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1미만이면 영업활동으로 벌어 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5 이상이면 상환 능력이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하며, 1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분류한다.
 
 
태영건설은 2015년 이자보상배율 1.3으로 안정권에 미치지 못 했지만 이듬해 2.9로 높아진 이후 지난해에는 8.5로 3배 가까이 개선됐다. 계룡건설도 지난해 6.6으로 2.7이었던 전년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한신공영과 한라도 지난해 각각 5.9, 18.5로 전년보다 168%, 125% 상승했다. 2년전 이자보상배율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두산건설과 KCC건설도 안정권에 들어섰다. 부채 감축에 안간힘을 쓴 결과 양사는 이자보상배율 각각 7.5, 21.3를 기록했다. 이들은 2년 전만 해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곳이다. 
 
이 밖에 금호산업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2.4로 전년(2.8) 대비 소폭 낮아졌으며, 한화건설은 해외 현장에서의 손실을 선반영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해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과거 은행 이자도 제대로 갚기 어려웠던 중견기업들이 재무건전성을 확보한 데는 저금리 기조와 주택사업 호황의 영향이 컸다. 저금리로 인해 자금조달 금리 부담이 낮았으며 갈 길을 잃은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까지 얻었다. 이는 주택사업 호조로 이어졌으며,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면서 부채를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올해는 부정적 요인이 팽배하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은 자금조달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지난해 하반기 6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됐다"며 "그동안 저금리로 돈 빌리기가 좋은 여건이었다면 올해는 금융비용은 물론 주택시장의 침체까지 부정적 측면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황은 좋지 않지만 건설사들은 재무건전성에 계속해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신용등급을 높여야 1금융권에서 더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해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안정적 경영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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