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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이슈) 마블의 ‘한국 사랑’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총 18편 마블 영화 국내 시장 매출만 6억 달러
중국-일본과 다른 국내 배급 및 홍보 마케팅
2018-04-11 15:12:34 2018-04-11 15:20:4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마블 스튜디오의 19번째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11일 국내에서 첫 베일을 벗었다. 23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시사회였지만 관심은 뜨거웠다. 전 세계 영화 역사상 첫 번째 ‘올(ALL) 아이맥스(IMAX’ 촬영 영화란 점은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다. 또한 마블 1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란 점과 추정 제작비만 무려 5억 달러(한화 약 53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물량 공세로 볼거리를 보장한단 점도 기대치를 높인다. 자타공인 올해 전 세계 최고 기대작이다.
 
마블은 신작 개봉 때 마다 미국보다 먼저 국내 개봉을 선택해 온 특이한 방식을 취해왔다. 이를 두고 ‘마블의 한국 사랑’을 논하며 다양한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실제 2015년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국내 배우 수현의 캐스팅 출연 그리고 국내 로케이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올해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블랙 팬서’에는 부산 로케이션은 물론 배우들의 한국어 대사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국내 대비 2~3배 이상 큰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항상 마블은 한국을 선택했다.
 
12일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주요 배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닥터 스트레인지), 톰 히들스턴(로키), 톰 홀랜드(스파이더맨) 그리고 폼 클레멘티에프(맨티스)가 내한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번 기자 회견을 아시아 프리미어 행사이며 중국과 싱가포르에 앞서 열리는 최초의 아시아권 행사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한국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영화 매출 순위를 집계하는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마블의 '아이언맨' 1, 2, 3편은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영국 다음으로 매출이 높았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중국에 이어 2위였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TOP3안에 들었다. '어벤져스' 1편과 2편 모두 TOP3였다. 마블이 지금까지 내놓은 18편의 영화로 북미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총 147억 달러(한화 약 15조 92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시장에서 걷어 올린 금액만 6억 달러(한화 약 6400억원)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내놓은 18편 영화 가운데 편당 매출액의 적게는 5% 내외부터 많게는 10% 수준까지 한국 시장이 책임졌다.
 
이 같은 한국의 ‘지독한 마블 사랑’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 마블이 국내 시장보다 10배 이상 큰 중국 시장도 3~4배 이상 큰 일본 시장도 아닌 한국을 아시아 시장의 첨병으로 매번 선택하는 것은 배급 방식과 홍보 마케팅 시스템에 있다.
 
마블 영화의 국내 홍보 마케팅을 전담하는 호호호비치 이채현 대표는 “중국과 일본은 국내와 비교해 시장 규모가 훨씬 크다”면서 “그럼에도 마블이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전 세계 흥행 기준점으로 삼는 것은 이른바 ‘빅마우스 마켓’으로 보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한-중-일 배급 방식 차이
 
이 대표에 따르면 중국은 두 가지 방식으로 영화를 배급한다. 이른바 ‘매단제’와 ‘분장제’다. 먼저 매단제는 완성된 영화를 한 번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분장제는 제작 국가와 수입 국가가 정한 일정 비율에 따라 흥행수입을 나누는 방식이다. 대부분 할리우드 대작 영화가 ‘분장제’로 중국에서 개봉한다. 분장제 배급 편수도 년간 34편으로 제한된다. 국내 흥행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일본은 국내와 달리 배급 회전율이 빠르지 않단다. 편당 마케팅 플랜을 장기적으로 구축해 배급에 나선다고.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넘어선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경우 6개월의 장기 상영을 기본으로 배급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 대표는 “개봉 시기에 대규모 물량 공세로 임팩트를 주는 전략을 짜고 있는 국내 시장이 마블로서는 전 세계 흥행 플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최적의 배급 시장이다”면서 “국가 통제가 이뤄지는 중국 그리고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달한 일본 대비 한국 시장이 결과적으로 마블이 주요 마켓으로 삼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장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발달한 온라인을 통한 입소문이 양국에 비해 워낙 빠르다”고 전했다.
 
이밖에 전 세계 영화 시장에서 홍보 마케팅 시스템이 가장 활발하게 구축된 국가 중 한 곳이 국내 시장이란 점도 마블이 아시아권 첨병으로 한국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된다고 덧붙였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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