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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현장) ‘살인소설’, 현실과 상상 붕괴된 기괴한 악몽
“8년 전 쓴 이야기…그때나 지금이나 정치 똑같아”
“서스펜스로 시작해 블랙코미디 그리고 스릴러”
2018-04-16 17:14:15 2018-04-16 17:14:15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장르를 규정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그 속에서 기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흡사 연극 한 편을 보는 듯 이질적인 느낌도 강력했다. 가장 돋보인 것은 지현우와 오만석의 문자 그대로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이었다. 영화 ‘살인소설’이다.
 
16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살인소설’ 언론시사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진묵 감독과 주연 배우인 오만석 지현우 조은지 이은우 김학철이 참석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작품을 선보인 김진묵 감독은 오래 전 자신의 손에서 태어난 이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김 감독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지는 8년이 된 것 같다”면서 “그렇지만 정치인이나 사회는 크게 변한 것 같지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관객들이 유권자들이다”면서 “지방 선거 이전에 봐주시고 어떤 인물을 뽑을지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장르적 특색은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김 감독은 “서스펜스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어서 블랙 코미디로 가고 스릴러로 마무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홍보에선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강조한 것 같다.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비열하고 부패한 정치인 ‘이경석’을 연기한 오만석은 자신의 캐릭터에 나름의 해석을 전했다. 그는 “보통 부패한 정치인 캐릭터는 주도면밀하고 치밀하다”면서 “이경석은 순간의 위기만을 모면하기 위해 바쁜 그런 사람이다. 계획적이지 않은 상황에 내몰리며 악한 내면이 드러나는 모습을 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의문스런 인물이자 속내를 알 수 없는 소설가 ‘김순태’를 연기한 지현우는 오랜만에 연기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존 드라마에선 복수를 하고 싶어도 더 못하는 상황이 너무 많았다”면서 “이번 작품에선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나도 거짓말을 한다.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속내를 감추기 위해 인물의 트레이드 마크인 ‘웃음’을 자주 사용했다. 섬뜩하다 못해 잔인한 면모까지 드러내는 장치가 됐다. 지현우는 “긴장을 놓지 않으며 자주 웃었다”면서 “입은 웃고 있지만 눈에선 호기심을 쏟아내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 내내 격렬한 파열음을 내는 두 사람은 함께 뮤지컬을 했던 경험을 살려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지현우는 “뮤지컬을 통해 (오만석을) 만난 적이 있어서 호흡을 맞추기 어렵지는 않았다”면서 “각자 역할에 대입해서 나는 현장에서도 조금 조용히 있는 편이었다. 대신 만석 형이 이야기도 많이 해주곤 했다”고 전했다. 오만석에 따르면 지현우는 촬영 기간 동안 현장 주변에서 생활하며 극중 인물에 점차 녹아 들어갔다. 반면 자신은 프로그램 녹화를 병행하기 위해 서울과 촬영을 오가며 부패한 정치인 ‘이경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이경석’을 연기한 오만석의 아내 ‘염지은’ 역을 맡은 조은지는 악랄한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악역이었지만 일반적인 악역과는 달랐던 것 같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뉴스를 통해 본 실제 몇 분의 악한 이미지를 사용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영화 ‘살인소설’은 지방선거 시장 후보로 지명되며 인생 최고 순간을 맞은 ‘경석(오만석)’이 유력 정치인인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러 들른 별장에서 수상한 청년 ‘순태(지현우)’를 만나면서 사건에 휘말리는 24시간을 긴박하고 밀도 있게 그려낸 얘기를 담았다. 제38회 판타스포르토국제영화제 감독주간 부문 최우수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또 제11회 시네마시아 영화제 오피스 셀렉션 부분에 초청되는 등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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