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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현장) ‘독전’, 전무후무 스타일리시 느와르 탄생할까
이해영 감독, 데뷔 이후 가장 파격적 연출 ‘자신감’
충무로 최고 연기파 ‘총출동’...역대급 라인업 '완성'
2018-04-19 14:23:27 2018-04-19 14:23:2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글로벌’이란 단어를 유독 많이 사용했다. 영화 개봉 전 홍보 수단으로 전진 배치되는 포스터와 예고편 모두가 아시아권 전체를 타깃으로 삼는 듯 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영화 ‘독전’의 홍보 콘텐츠를 보면 범상치 않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기존 느와르 영화의 주류였던 홍콩 스타일도, 특유의 색감이 강점인 일본 스타일과도 확연히 구분됐다.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 김주혁의 인상 연기란 찬사는 이미 쏟아지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그동안 아기자기하고 소소하며 삶의 색깔을 그려왔던 작품들을 연출해 온 이해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단 점이다. 개봉 전 열린 ‘독전’ 제작보고회 현장은 그래서 그 어떤 한국영화보다 관심이 뜨거웠다.
 
 
 
19일 오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독전'(제작 용필름, 배급/NEW)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해영 감독과 배우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차승원이 참석했다.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대결을 그린 범죄 느와르 영화다.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자주 등장했던 ‘마약’ ‘실체 없는 배후’ ‘멀티 캐스팅’ ‘범죄’ ‘액션’ 등이 버무려진 영화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독특한 비주얼의 포스터와 예고편을 통해 드러난 미장센이다.
 
연출을 맡은 이 감독은 전작과 전혀 다른 느낌의 ‘독전’을 들고 3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왔다. 그는 “내가 쓰고 연출한 전작들과 너무도 궤가 다른 작품이다”면서 “실질적으로 새 영화를 만드는 것 같은 마음으로 영화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 전작까지의 연출작이 길게 보면 1기까지 마무리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독전’은 내 감독 인생의 2기로서 막 열어주는 작품으로 봐달라"고 소개했다.
 
제목처럼 ‘갈 때 까지 가는 독한 사람들의 전쟁’인 ‘독전’은 강하고 마초적인 것만 담지는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감독은 “놀랍도록 따뜻한 순간이 있을 것이다”면서 “깜짝 놀랄 만큼 (따뜻한 부분) 있을 것이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영화 '독전' 스틸. 사진/NEW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고 김주혁이 연기한 극중 ‘진하림’ 배역이다. 공개된 영상이나 스틸을 통해서 본 고 김주혁의 모습은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기묘한 느낌을 뿜어냈다. 악인인 듯 하면서도 고요한 느낌이 압권이었다. 이 감독은 고 김주혁이 ‘진하림’을 대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 감독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주혁 선배는 내게 단 한 번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면서 “진하림이 ’목소리 톤은 어떨까?’ ‘헤어스타일은 어떨까’ 등등 생각지도 못한 디테일을 계속 질문만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선배님 어떻게 연기하실 생각이냐’고 물으면 ‘모르겠다.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고만 하더라”면서 “하지만 현장에서 첫 촬영을 한 날 모니터 뒤에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진웅이 연기한 ‘원호’란 캐릭터의 어려움도 설명했다. 컴퓨터 게임의 ‘도장깨기’ 느낌을 주고 싶었단 점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원호’란 형사 캐릭터가 계속해서 인물들을 맞이하면서, 마지 도장깨기를 하듯이 마약 범죄의 실체와 맞닥뜨린다”면서 “원호도 정의를 구현하는 형사로서 어느 순간 독해질 수밖에 없다. 독한 에너지들이 만나면서, 온도의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이 어려웠다. 과학적인 작업이었다”고고 전했다.
 
영화 '독전' 스틸. 사진/NEW
 
중견 여배우 김성령을 섭외하기 위해선 시나리오까지 수정한 이유도 전했다. 극중 김성령이 연기한 ‘오연옥’은 시나리오에선 ‘오연학’이란 남성 캐릭터였다. 이 감독은 “남성 캐릭터로 익숙한 클리셰를 깬다는 자신이 없었다”면서 “그런 가운데 갑자기 김성령이 떠올랐다. 영화의 첫 인상을 잡아주는 인물로 적역이라고 생각했다. 신의 한 수가 있다면 내겐 이번 김성령 섭외가 그 한 수다”고 자신했다.
 
또 다른 주인공 ‘락’을 연기한 류준열에 대해서도 “그 나이 대에서 연기력으로는 최고가 아닐까”라면서 “무표정에서 오는 깊이 감이 남다르다”고 추켜세웠다. 특별출연 형식으로 합류한 ‘브라이언’ 역의 차승원에 대해선 “임팩트가 있는 존재감을 찾았었다”고 차승원의 카리스마를 대변했다.
 
TV와 영화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해 온 ‘선창’ 역의 박해준에 대해선 “배역을 만들어 가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배우”라고 존재감을 인정했다.
 
이날 배우들과 이 감독은 국내에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꽉 짜여진 스토리와 장르 그리고 색다른 미장센으로 완벽하게 구축된 ‘독전’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독전’은 다음 달 24일 개봉한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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