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주식 재테크)번 돈보다 몸값 싼 ‘PER 1배미만’ 주식 K-OTC에 숨어있다
서광·대우산업개발, 시총이 작년 순익보다 적어
입력 : 2018-04-25 08:00:00 수정 : 2018-04-25 08: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1억원 주고 인수했는데 1년만에 2억원 순이익이 남는 장사가 있다면? 남들 눈에 잘 안 띄는 K-OTC 시장에 그런 주식이 숨어 있다.
 
뉴스토마토 분석 결과, K-OTC 등록기업 중 서광과 대우산업개발의 현재 시가총액이 2017년 순이익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기업의 현재 몸값을 의미하는 시총을 한 해 순이익으로 나눈 값인 주가수익비율(PER)이 1배도 안되는 종목이다. 이밖에 한양, 루트원플러스, 에어미디어, SG신성건설, 파이널데이터 등도 PER이 1점대에 불과하다. 이론상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데 1년여 남짓이면 된다는 뜻으로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의류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 서광은 지난 금요일 224원의 주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발행주식수는 채 80만주가 안된다. 시가총액이 1억8000만원 정도인 것. 그런데 서광은 2017년에 자기 몸값의 4배가 넘는 약 7억9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른 말로 설명하자면 1억8000만원을 투자했더니 1년만에 7억9000만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이를 굳이 투자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로 환산하면 0.23배가 나온다. 대단히 비정상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한 해 영업에서 12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런데도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17억원어치 유형자산을 처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를 PER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매각해서 17억원을 벌 수 있는 자산을 가진 회사가 1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니, 이렇게 보더라도 비정상인 것은 마찬가지다.
 
서광은 적자기업이라서 특별하다고 치더라도, 저평가 2위에 오른 대우산업개발은 아니다. 영업이익 165억원, 일회성 이익이 발생해 그보다 많은 251억원의 순이익을 낸 대우산업개발의 지난주 금요일 기준 시가총액은 238억원이었다. 아파트 브랜드 ‘이안’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건설회사인데 주식은 철저하게 소외돼 이익이 시총보다 많은 희한한 상태다. 일회성 이익을 빼더라도 PER이 1점대 초저평가 주식이다.
 
대우산업개발 주가가 이렇게 된 이력을 보자면 대우자동차판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자본잠식으로 증시에서 퇴출됐고 3개 회사로 분할 매각됐다. 그중 건설부문이 독립한 회사가 대우산업개발이다. 이후 착실히 회생과정을 거치면서 2015년부터 순이익을 내고 있다. 이익결손금이 남아 자본잠식상태였지만 2017년에 상당 금액을 털어냈고, 주총이 임박한 3월16일 드디어 자본잠식에서 해제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고 실적도 크게 증가해 1500원 미만에 머무르던 주가가 3000원 위로 급등했다. 그런데 주가가 2배나 오른 상황에서도 PER이 1배도 안되는 것이다.
 
서광과 대우산업개발이 약점을 안고 있다면 3위 한양은 비교적 깨끗한데도 PER 1.2배에 불과하다. 오래 전(2001년) 상장폐지됐으나 지금은 1조1641억원 매출을 올리는 중견 건설사로 성장했다. 국내 도급공사가 주력이고, 매출은 토목이 50%, 건축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자금조달 때문에 몇 번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느라 발행했던 상환우선주도 지난 4월6일에 전량 매입 소각해 1주도 없다. 회사채 등급은 BBB+로 나쁘지 않다.
 
이들은 사이즈가 작아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이 쉽지 않다. 시총도 작고 거래량도 미미해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만큼 매수하려면 상당기간 공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찾아보면 우량하면서 덩치도 적당한 종목도 있다.
 
세메스는 반도체 및 FPD 제조용 설비를 만드는 반도체장비기업이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이 회사의 지분 91.54%를 들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회사다. 자산 1조433억원, 부채 3541억원, 자본총계 6892억원으로 다른 K-OTC 기업들에게 비하면 덩치가 큰 편이다. 주당순이익(EPS)이 5만2474원이고 주가가 40만원대니까 주가가 싼 것도 비싼 것도 아니지만 이런 종목은 1부리그(거래소/코스닥) 상장이 촉매가 될 수 있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이외에도 K-OTC 시장에는 비정상적으로 보일만큼 저평가된 종목들이 다수 거래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 한두 가지의 결점이 있고 유동성도 떨어지지만 반대로 같은 이유 때문에 주가가 오를 때는 매우 가볍게 오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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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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