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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공모펀드, 나는 사모펀드)②"수익률 악화 주요 원인은 규제"
단일종목 10% 이상 못 담아…부동산펀드, 깐깐한 심사가 발목
2018-04-27 08:00:00 2018-04-27 08: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공모펀드와 사모펀드간 양극화의 주요원인으로는 '규제'가 꼽힌다. 엄격한 규제로 인해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이번주 공모형 국내주식펀드의 수익률은 –0.27%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사모형 국내주식펀드는 0.43%의 수익률을 나타내며 선방하고 있다. 최근 국내증시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의 수익률은 둘다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공모형 국내주식펀드는 –0.79%를, 사모형 국내주식펀드는 –0.40%다. 하지만 개별 펀드의 최고 수익률은 격차가 크다. 사모형인 ‘DGB파이오니어전문투자형사모7(주식)’ 펀드는 올해 42.5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공모형인 ‘KBKBSTAR200건설증권(ETF)주식’ 펀드는 19.79% 수익률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작년 금융당국은 최근 3년간 공모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를 기록한 반면 사모펀드의 수익률은 15%를 기록해 2배 이상 차이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업계는 공모펀드의 수익률 부진에 대해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81조에 따르면 공모펀드의 경우 각 집합투자기구 자산총액의 10% 비율을 초과해 동일종목의 증권에 투자할 수 없다. 증권 뿐 아니라 채권 역시 10% 이상 투자할 수 없게 돼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량종목에 10% 이상 투자하지 못하는 규제로 인해 전체적으로 증시가 안 좋을 때,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며 “반면 규제가 없는 사모펀드의 경우, 장이 좋지 않을 때 우량주를 담아 수익률 방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등락을 반복했던 당시 공모형 국내주식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0.60%에 불과했으나 사모형 국내주식펀드는 2.80%를 기록했다. 반면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던 2017년 연간 수익률은 공모형 국내주식펀드는 20.67%, 사모는 21.29%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부동산 펀드에서도 금융당국의 엄격한 심사가 발목을 잡는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펀드의 경우, 금감원 심사 단계에서 원금보장을 위해 제약을 거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다 보니 임대형인 경우가 대다수이고, 큰 수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코스닥 벤처펀드의 경우, 무등급 채권을 못 담는 것이 공모펀드의 고민거리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전체 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전환상환우선주(RCPS) 등 메자닌에 투자해야 한다. 다만 공모형의 경우, BW와 CB를 담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기업이 신용평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벤처기업 특성상 '무등급'이 대부분이어서 운용사들은 펀드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코스닥 벤처펀드의 양극화도 불러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코스닥 벤처펀드의 총 설정액은 1조3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공모형은 3228억원, 사모형은 9967억원으로 약 3배 차이를 보인다. 펀드의 수도 공모 7개, 사모 99개로 극심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코스닥 벤처펀드 구성을 위해 BW나 CB를 최우선적으로 확보해야하는데, 이같은 규제로 인해 구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공모형에도 무등급 채권을 담을 수 있게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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