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카드업계, 수익성 악화에 혜택 많은 카드 발급 중단
현대·농협 등 포인트·쿠폰 적립 많은 카드 중단…수수료 인하로 상품 재조정 불가피
2018-04-26 15:19:52 2018-04-26 15:19:52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업계가 혜택이 많은 기존카드 발급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 7월과 연말 신용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정되면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20일부터 프리미엄카드인 '더 퍼플 오픈 마일리지'의 발급을 중단했다. 이 카드는 사용액에 따라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적립된 마일리지는 모든 항공사의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항공권으로 바꿔 구매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현대카드는 항공사와 분담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발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가 비용부담을 줄이려고 했지만, 항공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밖에 다른 카드사들도 혜택이 많은 카드의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NH농협카드는 최근 'NH 올원 시럽카드'의 발급을 중단했다. 이 카드는 SK플래닛과 제휴해 카드 실적에 따라 일정금액의 쿠폰을 제공해 인기를 모았다. 한 달에 20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 온라인 쇼핑몰, 서점, 영화관, 주유소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10만원의 모바일 쿠폰을 시럽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제공한다.
 
하지만 재테크 카페 등에서 입소문 나자 카드발급수와 쿠폰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적자 폭이 확대됐다. 결국, 농협카드는 지난해 5월 제휴를 해지한 SK플래닛을 상대로 제휴계약 효력유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나카드 역시 교통할인과 주유할인, 마트할인 등 실생활에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큰 할인혜택을 제공한 '마이웨이카드'의 발급을 중단했다. 롯데카드는 모든 업종에서 한도제한 없이 적립이 가능한 '벡스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알짜' 카드의 발급을 중단한 데는 수익성 악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사업자와 5억원 이하 중소사업자에 적용되는 가맹점 우대수수료를 각각 0.8%와 1.3%로 낮췄다.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2012년 2.27%이던 가맹점 수수료는 2014년 2.10%, 지난해에는 1.89%로 내려갔다.
 
그 결과, 카드사의 실적은 급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도 카드업계 영업실적'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 8곳의 당기순이익(잠정)은 1조2268억원으로 전년 대비(1조8132억원) 32.3% 감소했다. 지난해 카드사의 순익 감소폭은 삼성카드 주식처분이익 등으로 대규모 특별이익이 발생한 다음해인 2011년 이후 가장 크다.
 
올해에도 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정돼 있다. 오는 7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산정 논의가 진행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가장먼저 줄이는 것이 사업비"라며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카드사들이 상품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실적 직격탄을 맞은 카드업계가 혜택이 많은 카드의 발급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