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호텔신라가 주력사업인 면세점 부문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시장지배력 확대 기대감을 높인다.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수준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호텔신라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 회복과 면세점 시장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면세사업자로의 입지를 높이고 호텔부문 적자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29일 "오퍼레이션을 정교화해 국내 수익을 강화하고, 해외나 신규공항에서 사업을 조기에 안정화해 글로벌 사업기반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텔·레저 부문 적자에 대해선 "상품력을 강화하고 운영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가 1분기 시장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4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 3월 호텔신라가 신규 오픈한 제주공항 국제선 면세점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호텔신라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441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3% 늘었다. 시장예상치(249억원)를 크게 웃돈다. 매출액은 1조1255억원으로 28.1% 늘었고, 순이익은 317억3000만원으로 1074.3% 급증했다.
전체 영업이익 442억원 중에서 면세사업(TR)에서만 476억원을 벌어들인 반면, 호텔·레저사업에서는 34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호텔·레저사업 적자는 1년 사이 개선됐지만, 전분기(56억원)에 비해선 적자전환한 결과다.
TR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사이 각각 30%, 182% 늘었다. 시내점 매출(22%)에 비해 공항점(41%) 매출증가율이 더 높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022년까지 글로벌 3위 면세사업자라는 목표로 인천공항을 비롯해 제주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등 해외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고객과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그동안 확보한 해외사업 노하우를 발전시켜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를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호텔신라로서는 TR 부문에서 점유율을 더 키울 만한 욕심이 나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사업권에 호텔신라 역시 입찰할 것이란 시각이 대다수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외에 대규모 공항 컨세션을 오래 경험한 사업자가 없다는 점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권을 획득해 1터미널 내 단독 화장품 사업자가 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며 "이 경우 브랜드사들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도 유리하다"고 짚었다.
호텔·레저부문에서의 적자는 2분기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매출액은 객실매출과 여행사업 증가로 1년 사이 17%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지난해 1분기 69억원에서 34억원으로 줄이는 데 그쳤다. 1분기 고객 투숙률은 제주가 90%로 가장 높았고, 서울(71%), 신라스테이(77%) 수준이었다.
신한금융투자는 호텔신라의 올해 영업이익이 1601억원으로 사상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부터 중국인 단체관광 수요도 회복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은 추가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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