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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1년만에 진에어 기내면세점 입점…조현민 대학동문 업체에 특혜?
2018-05-01 13:42:18 2018-05-01 15:44:35
[뉴스토마토 구태우·신상윤 기자] 물벼락 갑질과 명품 밀반입 의혹 등으로 그룹 전체를 궁지로 내몬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대학 동문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014년 진에어 취항 6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1일 <뉴스토마토>는 조 전 전무가 친구에 특혜를 준 정황을 파악했다. 화장품 업체인 'ㅇ'사는 지난 2015년 진에어 기내 면세점에 입점했다. 설립 1년 만에 기내 면세점에 입점하자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ㅇ사는 기내 면세점 입점을 발판으로 주요 백화점에까지 진출했다.
 
이 같은 ㅇ사의 급성장 배경에는 조 전 전무의 지원이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회사의 공동대표 K씨와 조 전 전무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동문이다. 이들은 1년 동안 함께 USC를 다녔다. 미국 명문 사립대학인 USC는 막강한 동문 네트워크를 형성해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 전 전무의 부친인 조양호 회장은 1997년부터 현재까지 USC 이사회 멤버로 활약 중이다. 의결권이 있는 59명 이사 중 1명이다. 조 회장을 비롯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등도 USC 대학원을 졸업했다. 조 전 전무는 USC 대학을 마쳤다. USC는 동문기여 입학제도(Legacy)를 운영 중이다. 가족 중 1명이 동문일 경우, 입학 때 가산점을 주는 제도다. USC는 이를 통해 6500만달러(2015년 기준)의 기부금을 걷었다. 미국 대학 중 3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USC에 입학한 학생 중 19%가 동문기여 입학이었다.
 
ㅇ사의 진에어 입점 과정에서도 동문 인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내 면세점은 제한된 공간 때문에 소수 브랜드 제품만 입점이 가능하다. 국내 유명 화장품 브랜드조차 기내 면세점 입점이 어렵다. 특히 ㅇ사 같은 신생 업체의 경우 윗선의 지시나 영향력 없이는 입점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설립 1년 만에 기내 면세점에 입점하는 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대한항공과 진에어 입점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ㅇ사가 입점한 2015년 당시 조 전 전무는 진에어 마케팅본부장이었다. 당시 조 전 전무는 개인 SNS에 ㅇ사 화장품을 "피부 비밀무기"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조 전 전무의 SNS를 보면 이들은 막역한 사이로 보인다. 조 전 전무는 지난달 12일 베트남 다낭으로 떠나면서 자신의 SNS 게시물에 ㅇ사 대표 K씨 이름을 해시태그했다.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조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이 최초로 보도된 날이다.
 
이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업체에서 제안이 들어와 심사와 절차를 거쳐 기내 면세점에 입점한 것"이라며 "조 전 전무와 K대표가 아는 사이는 맞지만 절차대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전무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검은 정장 차림에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조 전 전무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의혹과 관련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한 뒤 조사실로 이동했다.
 
구태우·신상윤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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