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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첫 노동절…'재벌개혁' 한목소리
"조양호 한진 회장 경영권 박탈해야"…자동차·조선 구조조정 중단도 요구
2018-05-01 16:19:53 2018-05-01 16:19:56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첫 노동절 집회는 한진 등 재벌 총수일가와 제조업종의 구조조정을 규탄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노동계는 정부의 노동정책을 지적하기보다, 재벌개혁 등 민간 현안에 집중했다.  
 
민주노총이 1일 서울광장에서 노동절 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민주노총은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세계 노동절 집회를 열고 "구조조정 중단과 재벌 적폐 청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128주년 노동절을 맞아 16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집회를 열었다. 한국노총은 2013년 이후 5년 만에 노동절 마라톤대회를 열었다. 
 
올해 노동절 집회는 이전과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노동절 집회는 정부의 노동정책을 규탄하는 발언으로 채워지는 게 일반적이다. 박근혜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겠다며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양대 노총은 이를 '노동개악'으로 규정하고 대립각을 세웠다. 경찰과 노동계가 충돌을 빚는 장면도 연출됐다.
 
반면 올해는 재벌 등으로 화살이 돌려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앞으로 자리를 옮기고, 한진 총수일가의 경영권 박탈을 요구했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횡포에 이어 고가의 명품 밀반입 의혹까지 추가되면서 경영권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집회 직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을 항의하는 차원에서 물을 끼얹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박배일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갑질 경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경영권을 박탈하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뉴스토마토
 
민주노총은 조선 및 자동차업종의 구조조정 중단도 요구했다. 현재 완성차인 한국지엠, 부품사인 금호타이어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의 경우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도 구조조정에서 예외가 아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국의 중심 산업인 자동차, 조선업의 노동자가 쫓겨나고 있다"며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일자리를 지키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쟁취하겠다고 결의했다. 직장내 성폭력과 이주노동자 차별을 근절하고, 산업재해 사고 없는 안전사회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남북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화해 분위기를 개별 사업장에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평화의 봄바람이 불었는데, 남과 북 노동자가 노동절을 함께 축하할 날이 앞당겨지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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