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내 "성폭력 경험" 205건…가해 의원도
윤리특위, 국회의원 보좌진 대상 첫 조사 결과 발표…강간 또는 미수도 3건
입력 : 2018-05-02 17:21:35 수정 : 2018-05-02 17:21:3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에서 성희롱과 성폭행 등의 성폭력을 직접 경험한 사례가 205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가해자 가운데 국회의원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주변의 피해 사실을 들었거나 알고 있는 사례는 무려 1093건에 달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2일 국회에서 ‘국회 내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3~5일 국회의원 및 국회의원실 근무 보좌진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이후 국회 차원의 조사를 거쳐 국회 내 성폭력 실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설문대상자 총 2750여명 중 958명이 참여했다.
 
국회 내 성폭력 범죄 피해경험 응답 결과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 유형 7가지 중 직접 피해를 본 사례는 205건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사례는 성희롱(99건)이었고, 가벼운 성추행 (61건), 음란전화·음란문자·음란메일(19건), 심한 성추행(13건), 스토킹(10건) 순이었다. 강간 및 유사강간(2건), 강간미수(1건)도 있었다. 모든 성폭력 범죄 유형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국회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목격하거나 들은 적 있는 성폭력 범죄는 총 1093건으로 확인됐다. 성희롱(338건)이 가장 많았고, 가벼운 성추행(291건), 심한 성추행(146건), 스토킹(110건), 음란전화·음란문자·음란메일(106건), 강간미수(52건), 강간 및 유사강간(50건)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해자 중에는 국회의원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더했다. 하지만 익명으로 참여한 조사여서 가해 의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승희 윤리특위 위원장은 “이 같은 결과는 국회 내 성폭력 범죄 피해자가 상급자에 의한 위계위력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응답자 중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 누군가에게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례는 9%(86명)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도움 요청 경험자 중 주로 도움을 청한 상대는 같은 의원실 동료와 타 의원실 동료, 같은 의원실 상급자 등이었다. 이 중 57.1%(24명)는 ‘적절한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지만, 42.9%(62명)는 도움을 받지 못했거나 2차 피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위원장은 “국회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상급 보좌직원 여성채용할당제, 국회공무원의 성범죄 신고의무 신설, 국회의원 및 보좌진 성인지교육 의무화, 여성보좌진협의회 법제화 등의 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만간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폭력 범죄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승희 국회 윤리특별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국회 내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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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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