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작년 단기금융시장 규모가 28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양도성예금증서(CD) 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상품 거래가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7년 단기금융시장 리뷰'를 보면 작년 단기시장규모는 전년대비 27조4000억원(11.0%) 늘어난 27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단기금융시장은 콜시장, 환매조건부매매(RP) 시장, 양도성예금증서(CD) 시장, 기업어음(CP) 시장, 전자단기사채시장(전단채) 등으로 구성돼있으며, 금융기관이나 기업 등이 단기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통상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을 말한다.
시장별로는 CP시장은 전년대비 10조3000억원 증가한 151조2000억원, RP(금융기관 간 RP거래 기준)시장은 전년대비 9조6000억원 증가한 6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CP시장은 작년 8월까지 대체로 순발행이 이어지면서 8월말 잔액이 사상 최고치인 160조5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유동화 CP(ABCP)를 중심으로 순상환돼 전년 17조9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RP시장은 헤지펀드, 채권형 펀드 등 자산운용사의 레버리지 투자를 위한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규모가 확대됐다. 국채 선물시장을 활용한 현·선물 차익거래, 채권시장에서의 장단기 스프레드 거래 신용 스르페드 거래 등이 대표적이다.
전단채시장은 8조6000억원 증가한 43조1000억원, 콜시장은 2000억원 증가한 16조원, CD시장은 1조3000억원 줄어든 5조4000억원 규모를 나타냈다.
작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25%에서 1.50%로 인상되면서 단기시장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익일물 금리인 콜, RP 금리는 2017년말 각각 1.58%, 1.70%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0.31%포인트, 0.2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91일물 금리인 CD와 CP도 2017년말 각각 1.66%, 1.80%로 높아졌는데, 전년대비 상승폭은 각각 0.14%포인트, 0.09%포인트였다.
한편 한은은 CD시장 발행, 유통물량이 저조하면서 CD금리의 경직적 움직임이 지속돼 지표금리로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작년 연중 CD금리가 20일 이상 움직이지 않은 기간을 계산하면 총 171일로 전체 영업일수의 70%에 해당한다. 이는 2014년 194일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은행들이 발행금리 산정의 편의 등을 고려해 CD 발행시기를 기준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이후로 조정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CD 발행이 단기시장금리를 상승시켰다고 인식될 경우 은행들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2017년 11월 기준금리 인상 전 은행들이 CD 발행을 자제하면서 지표물의 발행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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