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변신’ 충격 선사한 배우들 누가 있을까?
입력 : 2018-05-09 16:35:50 수정 : 2018-05-09 16:35:5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배우들은 한 번씩 도전을 한다. 대중들에게 익숙해진 자신의 캐릭터를 벗어나기 위한 방식이다. 자신을 소비하는 대중과 업계의 시각에 변화를 주기 위한 욕구도 분명하다. 물론 위험성은 존재한다. 익숙함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된다. 작품 흥행 실패는 둘째다. 대중들에게 잊혀지게 된다. 그게 가장 큰 위험이다. 반대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수도 있다. 생각지도 못한 파격 변신은 배우에게 색깔을 입히게 된다. 대중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게 된다. 배우로선 가장 큰 능력이자 추구해야 할 지점이다.
 
(위) 영화 '염력' 정유미 (아래) 영화 '7년의 밤' 장동건
♦ 파격 변신…”깜짝 놀랐네”
 
올해 초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염력’은 한 여배우의 존재감에 모두가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웠다. 아쉽게도 영화는 흥행에 참패를 했다. 하지만 이 여배우의 영화 속 등장은 모두가 오롯이 기억을 했다. 평소 러블리의 대명사로 불린 ‘윰블리’ 배우 정유미가 주인공이다. 그는 데뷔 이후 처음 악역을 연기했다.
 
정유미는 해맑게 웃는 모습의 ‘홍상무’를 연기했다. 홍상무는 대기업의 임원으로 재벌 3세 정도로 유추가 되는 인물이다. 최근 한 대기업 오너 3세들의 갑질 행태가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염력’ 속 정유미가 연기한 ‘홍상무’는 실제 사건 속 오너 3세들의 모습을 쏙 빼 닮은 듯 악독했다. 웃으면서 상대방에 대한 폭행을 지시하고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내 뱉은 모습은 피도 눈물도 없는 실생활 속 악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최근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베스트셀러 원작 ‘7년의 밤’에선 한 미남 배우가 기괴한 모습으로 등장해 개봉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컴퓨터 미남’으로 불린 장동건이다. 그는 이 영화 속 사이코패스 ‘오영제’를 연기하기 위해 헤어스타일을 M자 탈모 형태로 만들었다. 실제 촬영 기간 내내 매일 머리를 면도하면서 헤어스타일을 유지했다. 눈썹도 날카롭게 정리했다. 피부 톤은 창백한 느낌으로 메이크업 했다. 연기력까지 더했으니 장동건이 만든 ‘오영제’는 문자 그대로 괴물이 됐다.
 
영화 개봉 후 원작을 쓴 정유정 작가는 장동건이 만든 ‘오영제’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를 본 관객들도 ‘장동건인지 몰랐다’고 할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실제 장동건의 세 살 배기 딸조차 아빠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고 ‘괴물’이라고 말을 땠을 정도란 후문은 유명한 일화다.
 
외모적 변화는 없지만 안방극장에 ‘연하남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지현우의 변신도 주목해 볼만했다. 최근 개봉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 ‘살인소설’ 속 그의 모습은 ‘연하남 캐릭터’로 스타덤에 오른 그의 예전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살인소설’ 속 지현우가 연기한 ‘김순태’는 순박한 얼굴 속에서 섬뜩한 속내를 숨긴 이중인격자에 가까웠다. 눈은 웃고 있지만 표정과 머리는 비상할 정도의 계산을 하면서 상대방을 옥죄는 인물이다. 지현우의 간담이 서늘케 한 연기 덕에 ‘살인소설’은 예상 밖의 호평과 주목을 끌었다. 그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평소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대중이 어떻게 받아 들일지가 궁금했다”면서 “내겐 분명 큰 도전이었다”고 작품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달 개봉하는 영화 ‘데자뷰’ 속 이규한도 데뷔 첫 악역에 도전한다. 그는 극중 약혼자 지민(남규리)에겐 한 없이 자상한 남자 ‘우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면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그의 눈빛은 이미 개봉 전 공개된 포스터와 영화 스틸 만으로도 섬뜩함을 일깨운다. 다정함과 섬뜩함을 오가며 양면의 얼굴을 지닌 ‘우진’은 배우 이규한에겐 데뷔 이후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 될 전망이다.
 
(위) 영화 '살인소설' 지현우 (아래) 영화 '데자뷰' 이규한
♦ 작품까지 흥행하면 플러스 하지만…
 
물론 배우들의 파격 변신이 작품 흥행에 원동력이자 견인차 역할을 한다면 더 할 나위 없는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겠다. 배우와 작품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순기능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올해 개봉한 이들 영화의 성적은 모두가 낙제점을 받았다.
 
한 투자 배급사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임팩트란 단어에서 이들 배우들에게 관객들의 시선이 쏠리고 결국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 같다”면서 “감독이나 제작사 모두 예상 못한 지점은 아니지만 역설적으로 이들 배우들의 뛰어난 캐릭터 해석력과 연기력이 관객들의 시선을 딴 곳으로 쏠리게 만들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물론 영화 전체의 완성도나 대중성도 이들 배우들의 파격 변신을 뒷받침할 요인을 갖추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면서 “전체적으로 영화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조연급 이하로 영화에 참여한 이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주목을 받게 돼 작품 입장에선 아쉽다. 배우들도 파격 변신을 통해 영화 흥행까지 이어졌다면 더욱 플러스 요인이 됐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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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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