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예수금 확보를 위해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한미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하반기 시행되는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의 비율) 규제 강화 정책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들 은행은 예·적금 상품 금리를 올려 신규 자금을 유치하는 한편 기업고객을 위한 대출 상품과 우대 방안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연 최고 4%대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는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7월부터 예대율을 100%로 맞춰야 하는 등 예대율 규제가 강화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의 손쉬운 영업 관행을 없애고 중소기업 지원 등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구분해 차등화된 가중치를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은행 예대율 산정 시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하향 조정되며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올라간다.
결국 은행권에서는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예수금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금리정상화 기조가 이어지며 고금리 예?적금 상품도 등장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최대 연 4.1%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U+ 투게더 적금’을 선보였다. 이는 기본금리 연 1.5%에 통신요금 자동이체 우대금리 연 1%와 LG유플러스 모바일 가입기간에 따른 최대 연 1.6%의 추가 혜택이 주어진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일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자동 재예치가 가능한 ‘아이 꿈하나 적금’을 출시했다. 최대 연 4.3%가 적용되는 ‘아이 꿈하나 적금’은 기본금리 연 1.5%에 최초 가입을 포함한 우대금리 최대 연 0.8%와 출생 등 해피 이어(HAPPY YEAR) 특별금리 연 0.3%를 더해 최대 연 2.6%가 제공된다. 여기에 희망대학입학 시에는 만기 전 1년간 축하금리 연 2.0%를 별도로 지급한다.
수협은행은 모바일 금융 플랫폼 카카오페이와 함께 최대 연 4%를 주는 ‘잇 자유적금’을 내놨다. 잇자유적금은 영업점 방문이나 별도의 서류제출 없이 스마트 폰만으로 가입가능하다.
특히 별도의 조건 없이 카카오페이를 통해 가입하기만 하면 ▲1년제 최대 3.4% ▲2년제 최대 3.7% ▲3년제 기준 최대 4%의 고금리(우대금리 포함)를 제공한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사용실적 등의 우대 요건을 충족 시 연 최고 4.7%를 적용하는 ‘웰리치100여행적금’을 판매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연 4%를 주는 ‘IBK썸통장’을 판매 중이다. ‘IBK썸통장’은 소셜네트워크 팔로우 개념을 활용한 것으로 우대금리는 썸친구 2명의 통장개설을 유치한 첫 거래고객에게 주어진다.
한편 기업고객을 위한 지원방안도 다변화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상시근로자가 많은 중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일자리 지원 대출’을 특별 판매한다. 해당 기업은 최대 연 0.4%포인트의 대출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기업대출 고객을 위해 디지털기반의 기업대출서류 간편 제출 서비스를 확대 시행하며,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과 대출, 정책자금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중소기업 전용 사이트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밖에 부산은행은 지역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포용적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올해 기일이 도래하는 분할상환 대출금의 상환을 최장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예대율 규제 변경으로 하반기 시중은행 성장의 축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예수금 조달 확대와 중소기업 여신에 대한 은행권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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