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지난 4년 간 인천의 재정 건전화를 이뤄냈습니다. 이제는 이런 성과들 토대 위에서 인천시민들의 행복을 위한 일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유정복 현 시장은 13일 일정을 인천고등학교에서 열린 70~79기 동문 체육대회 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유 시장은 회색 자켓에 검정색 트레이닝복 바지, 한국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운동화를 신고 오전 10시45분 인천고 운동장에 들어섰다. 전날 많은 양의 비로 인해 운동장 땅바닥이 질척거려 이동이 불편했지만,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그는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유 시장은 운동장 곳곳에 배치된 테이블을 이리저리 돌면서 시정 운영과 관련해 인천고 출신 인사들과의 찰떡호흡을 자랑했다. 그는 “엊그제 신임 국장을 임명했는데 6명이 인천고 출신”이라며 “인천고 출신이 일을 잘 한다. 인천고 출신 인사들 덕분에 인천이 돌아간다”고 했다. 그는 이날 축사에서도 “제가 4년 동안 시장을 하면서 부채도시에서 벗어나서 재정 건전화도 이룩하고 많은 현안도 풀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한 일 잘하는 시장으로 평가받는 데에는 인천고 출신들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인천 발전은 인천고가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는 유 시장을 붙잡고 지난 4년 간의 시정활동에서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 물었다. 유 시장은 “여러 성과가 있겠지만 인천의 재정 건전화를 이룩한 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 전체 부채 규모를 지난 3년 간 실질적으로 3조7000억원 이상을 감축했다는 설명이다. 유 시장은 또 “인천의 여러 현안 문제들을 풀었다”며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인천의 가치 창조 사업을 추진했고, 중요 인프라 기반 마련도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간 재정 건전화를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인천시민들의 행복을 위한 일들을 추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4년 동안 재정 건전화도 이룩했고, 각종 현안도 해결했다”며 “이 토대 위에서 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행복을 가져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유정복 현 시장이 13일 오전 인천 남구 인천고등학교에서 열린 체육대회 행사에 참석해 한 시민이 권하는 음식을 먹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오전 11시40분. 인천 만석초등학교로 이동한 유 시장은 이 지역 한국당 시의원 예비후보인 김기인 후보, 허식 구의원 예비후보와 동행했다. 유 시장을 알아본 시민들은 그를 붙잡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술잔을 권하기도 했다. 건배사로는 만석초의 ‘만’자를 강조하며 “만! 만! 만! 만석초 파이팅”을 외쳤다. 그는 축사에서 “만석초는 인천의 자랑스러운 역사의 한페이지”라며 “동문 여러분들 모두 행복한 시간 보내길 바라고 늘 인천 발전을 위해서 애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오후 12시30분 인천 제물포고등학교에 들어섰다. 제물포고는 유 시장의 모교다. 제물포고에서 유 시장의 표정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제물포고에서는 이날 춘추연합회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렸다. 유 시장이 오른쪽 테이블부터 방문하자, 그를 반기는 큰 환호 소리가 났다. “시장님, 제물포고는 걱정 안하셔도 된다”는 동문들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유 시장은 그 자리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자신의 인천시장 선거 출마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동문들과 간단히 나누기도 했다. 그는 “인천시장 후보 등록을 모레 할 생각”이라며 “후보 등록을 하면 그때부터 시장 임기는 종료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시장은 이후 대헌공고 총동문회 체육대회 일정을 끝으로 이날 공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유정복 시장이 13일 인천 동구 만석초등학교에서 열린 총동문회 체육대회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명함을 건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유 시장의 일정을 쫓아가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그의 재선을 바라는 목소리가 꽤 많이 들렸다. 인천고에서 만난 최모씨(여, 74)는 “다른 후보가 이번에 시장이 되면 유 시장이 그동안 해놓은 게 물거품이 되니까 한번 한 김에 또 한번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본다”며 “그래야 정책들이 잘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석초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유 시장이 한번 더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인천시 부채를 3조원이나 줄였고 정책의 지속성을 위해 연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당 지지율이 워낙 낮아 걱정이다. 인물은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했다.
광역단체장 의석 수에서 여야가 균형을 맞추면 좋겠다는 점에서 유 시장을 지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모씨(남, 58)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젊은 층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을 어필하고 그럴 것이지만 시니어 세대들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며 “문재인정부가 성공하길 바라지만 여야가 균형감을 맞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한 시민은 “유 시장이 재정 건전화도 잘했지만 인천시장은 중앙정부와의 매칭도 엄청나게 중요하다. 유 시장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힘이 컸다”며 “앞으로 토론회를 보면서 어느 후보를 선택할지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정복 후보 약력 ▲1958년 출생 ▲연세대 정치학 학사 ▲경기도 김포시장 ▲17·18·19대 국회의원 ▲이명박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박근혜정부 안전행정부 장관 ▲인천광역시장
유정복 시장이 13일 인천 동구 만석초등학교에서 열린 총동문회 체육대회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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